제 8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작 - 그 무엇을 남겼을까 외 4

by 작가미상 posted Dec 0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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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엇을 남겼을까-


익숙한 그 얼굴 뒤돌아서 잡은

차가운 그 대문 흐느껴 울던

초라한 가로등 눈부셨던 그 별들

그 자리, 그 대로, 있을 줄 알았네.

 

그리움이 그리워질

그 만큼을 견뎌왔던 날들 동안

남겨졌을 그대 또한 버텨냈을 그 날들이 전해져와

지나온 날 그 무엇을 남겼을까?

 

세상의 모든 짐 가슴에지고 버틴

흐려진 뒷모습 짓눌린 마음 버텨온 그 모든 것

시간에 밟혀 버리고

초라한 욕심마저도 빼앗겨 버렸네.

 

바램들이 바래졌을

그 만큼을 지나왔던 언덕 동안

남겨졌을 그대 또한 넘어왔을 그 언덕이 전해져와

지나온 길 그 무엇을 남겼을까?

 

익숙한 그 얼굴 마주하고서 웃는

고요한 내 마음 반을 내어드려

그대가 쉬어갈

그런 자리 남겼네.



-마음의 공간-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마음 어딘가에 동그라미 선이 그어졌다.

시간이 흐르자 그 선이 점점 선명해져

내 마음 한가운데에 공터가 생겼다.

계절이 바뀌자 그 동그란 공터는 점점 가라앉았다.

 

단이 생겼다.

 

동그란 공터는 서서히 가라앉았고, 누군가 걸터앉을 수 있는 단이 되었다.

내 마음 동그란 공터에 단이 생겼다.

누군가 앉았고, 누군가 떠나갔다.

누군가는 오래 머물렀지만, 이내 사라졌다.

 

이젠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음을 알게 되자, 시간이 멈췄다.

시간도, 계절도 그 무엇도 없다.

내가 그 공터 한가운데 가볼 수만 있다면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건너 볼 수만 있다면

언제부터 생겼는지, 누가 그어놨는지도 모르는

그 동그라미 선을 생각했다.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건 선이였을까? 아니었다면?

생각 할 수 없었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건 ''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선이 생각나지 않았다.



-樂-



그 하나하나가 조용히 일렁거리다

살아있는 듯 요동치더라고

 

그러더니 서로를 엮고 엿가락처럼

늘어지더니 순식간에 거대해지더라고

 

나를 감싸는 듯 아닌 듯

그렇게 가둬 버리더라고

 

벅차오르고, 황홀한 이 순간에

빨려 들어 갈 때 쯤

끝이 나더라고

 

오늘 이 음악이




-조용하세요-



아무 말이 필요 없을 때가 있잖아요.

아무 말을 들을 필요가 없을 때가 있잖아요.

아무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때가 있잖아요.

 

그래요. 내가 있잖아요.

 

지금 그렇게 생각해요.

나에게 필요한건, 아무 말도 아니에요

 

내 생각이에요




-시간이 지나간 자리-



오늘 문뜩 그 때 받은

그 꽃이 생각이 났다.

 

얇은 여러 가닥의 기억을 더듬어

그 꽃의 뭉텅이를 발견했을 때

 

온몸에 바람이 들 듯

갑자기 서러움이 몰려 왔다

 

오늘 문뜩 희끗하게 아름다웠던

그 기억이

먼지에 엉켜 뭉그러져 있을 때

 

내 무심코 흘려보냈던 그 시간들이

무겁게 다가왔다

 

초연하게 타들어간 너의 잎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흘려보낸 그 시간이

너를 밟고 지나갔나보구나

 

금방이라도 바스러질 듯이

부둥켜안고 있는 꽃잎 곁으로

나는 보았다.

한 찰나의 섬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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