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그들은 비상하라는 꿈을 주었다
하지만
현실을 그보다 더 비참했고
20세에
나는 흩뿌려졌다
부모
그들은 죽어간 채 살아간다
그들의 노력은 오롯이 자식의 먹이가 되고
그들의 시간은 자식의 빈틈을 채워주었다
그들은 정신과 시간을 헌신해
여리한 핏덩이를 보듬었고
자신을 돌아볼 틈 없이
살아간다
종결
삭막한 도시에서 벗어나고
숨막힌 입시에서 벗어나고
아침의 매연에서 벗어나고
숨막힌 현재에서 벗어나고
그래, 그 길을 내가 견뎌왔어요
12시가 다가오고 있어요
끝나간다
끝나간다
내 사랑도
내 젊음도
눈꽃같은
끝나간다
저 불빛도
언젠가는
다 그렇게
도전
괜찮았다고 말해줘요
희미한 글씨가 사라지는
종이는 외롭지 않다고 말해줘요
자국은 있어도 그 온기만은 온전히
괜찮다고 말해줘요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별은 반짝였다고
안개처럼 가려져도
행복했던 순간은 아직 안왔다고
속삭임으로 알려주세요
아직 괜찮았다고
말해줘요
응모자 : 백강민
이메일주소 : v566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