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모 시 5편

by KF posted Dec 1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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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지루해지면
더 이상 찾지 않고,
다른 감정에게
사랑을 느끼네.

상처는 받지 않지만 사라지지도 않지.
내게 돌아오는 상처로 남을 뿐.

내가 비로소,
그 상처와 다시 만날 때는
나도 누군가에게 지루해질 존재이겠지.

<지루한 감정>


쓸 말이 없다.
하얀 종이에 번질 시는 없다.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지 않는가?

<아무것도>


사랑하는 이를 위한 시를 쓰고 싶지 않네.
그 어떤 것도 그대를 표현할 수 없으니.

설혹, 그대를 위한 시를 쓰고싶어도.
생각이 잠겨지고,
열쇠는 숨겨지니.
지도가 없는 난
숨김없이 내 마음을 고백하리.
어떤 맛도 섞이지 않은 말로.

<사랑하는 이를 위한 시>


촛불이 바람에 흔들린다.
쉽게 흔들리네.

촛불은 간절하게
이 싸움의 승리를 원하지.
누가 승자인지는 알고 있으면서
기적을 바라네.

손으로 가려봐도
바람은 빈틈을 알고 있지.
창문을 닫아봐도
스며 들어온 바람은 차갑다.

그래도,
난 촛불에게 포기하란 말을 할 수 없다.
그냥, 하고 싶지 않다.

<촛불>


그 누구도 관심 없는 이야기 속에 들어가,
안개 속의 숲을 지나서,
새 소리를 지도로 삼아 길을 떠나리.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어떤 마음도 가지지 않으리.
그저, 지금과 손을 잡고 싶구나.

<방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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