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차 창작콘테스트 시부문 응모 [시 5편]

by 윤곰이 posted Dec 1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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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떡


나를 말랑하게 보고

꿀떡 삼켰다가는

네 목구멍에서 딱딱한 돌덩어리가 되어

네 숨을 꿀떡 삼켜버릴테야



너 때문에 살이 쪄


네 도시락을 싸면서 맛을 보려고 난 또 먹어

네가 혼자 먹는 게 싫어서 난 또 먹어

네가 술해취했을 때 업어주고 싶어서 난 또 먹어

너를 포근하게 안아주고 싶어서 난 또 먹어

너에게 내 어깨가 베개이고 싶어서 난 또 먹어

너 때문에 살이 찌는 게 좋아서 난 또 먹어



혓바늘


밤을 지새우며 생각하면 

돋아나는 너


우리가 입맞추던 모든 곳에서

돋아나는 너


보이지 않아서 잊을만하면

생각나는 너


나를 아프게 하는 걸 알면서도

지우고 싶지 않은 너 


네가 또다시 돋아나길

기다리는 나



밤하늘


별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는 밤하늘을 좋아했다.


나는 그에게 언제나

밤하늘이었다.


나도 그에게 한 번쯤은

별이고 싶다.



그 배


선장의 말이 곧 법인

배가 하나 있었다.


그 배의 선장은 유독

술에 취한 이와

흰 피부를 가진 이에게 

관대했다.


그 배에서 

여자를 강간했던 사람은

술에 취한 척 했다.


그 배에서

흰 피부에 빨간 상처를 냈던 사람은

배 밖으로 내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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