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9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

by block posted Apr 2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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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

어머니, 그 사실을 아십니까?

저는 죽어가고 있답니다.


속에서부터 차근차근

바위가 모래알 되듯이

바스라져가고 있습니다.


어머니,

저는 애타게, 애타게

모래알로 집을 짓습니다.

무너질 것을 알면서두요.


어머니, 

만약 제가 더이상

이 자그마한 두 손으로

집을 짓지 못하는 날이 오면은


이 자그만 몸을

어머니 품에,

한껏 끌어안아 주지 않으시렵니까?

뺨을 어루만져주시고,

이마에 입이라도 맞춰주세요.


어머니,

저는 애타게 그 날만을 기다리며

오늘도 이 작은 손을 놀려

모래알로 부서지는 집을 짓습니다,

어머니.




가면

숨을 크게 한 번

들이쉬고

웃어, 가면을 써


아무도 모르게

애써 만든 가면을

꽉 눌러쓰는 거야


이 가면이 나인지

내가 이 가면인지

모를 때까지


마지막엔 가면처럼

웃을 수 있게




50kg

난 50kg밖에 나가지 않고,

이 세상은 거대하니까


나 하나쯤 없어져도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


내 무게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않을까




희망고문

단 한모금도 주어선 안 될 것이다

맛본 자는 계속 갈망할 것이니

결코 단 한 모금도 주어선 안 될 것이다

그저 계속 사막을 걷도록 내버려 두렴

발에 채는 것이 모래지 물이 아니잖니

그저 계속 사막을 걷도록 두렴

사르륵사르륵 내려앉아 

머리 위에 쏟아지는 별빛으로 향하도록

그저, 내버려 두렴 




시간의 흐름

나는 참아볼 생각이다

몸을 한껏 웅크려

다리가 뿌리 되어 내리고

감싸 안은 팔이 가지되고

이파리가 푸르게 돋아

마지막 내뱉은 숨이

붉은 꽃 한 송이 피워낼 때까지

바위가 모래 되듯이

기억이 바스라져

곱씹어도 까슬거리지 않을 때까지

시간의 흐름을 나는

나는 참아볼 생각이다







이승윤

tmddbs0979@naver.com

010-2018-9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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