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과 향기로
5월 5일 나는 그녀 품에서 활짝 꽃이 되었고
따뜻한 그 분의 손에서 나는 다시 피어났다
그 분의 시선이 나를 향할 때
따스한 햇살이 나를 휘 감는다
그 분의 손길이 느껴질 때
향긋한 꽃향기가 나의 코에 스며든다
따스한 햇살 놓치고 싶지 않아
내 시선도 그녀를 떠나지 않고
꽃향기 향기로와
그 분의 손길을 그리워한다
5월 5일 나는 그녀 품에서 활짝 꽃이 되었고
그녀의 지지 않는 꽃이 되고 싶다
야옹이
아침에 일어나 숲 속으로 산책을 나갔다
야옹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엄마가 보고 싶은지
슬픈 눈으로 나를 본다
내가 단숨에 두 손으로 너를 안으니
따뜻했는지 내 품으로 파고든다
함께 엄마를 찾으려고 이리저리 둘러봤지만
엄마를 찾을 수가 없었다
내가 떠난 뒤 작은 야옹이는 어떻게 됐을까
야옹이는, 내 품의 야옹이는
지금도 그렇게 온 힘을 다해 울고 있을까
보리야
작년 크리스마스였지 널 알게 된 건
누룽지밖에 없는 내가 더 줄 것이 없어 미안 했어
너는 괜찮다고 나에게 말했지만
넌 분명 네 머리에 닿는 따뜻한 손이 좋았구나
하염없이 나를 바라보는 너의 눈이 나는 좋았구나
보리야 우리는 만나기 전부터 서로를
그리워했지
만나자 마자 헤어진 우리는 예전부터 그리워할 숙제를
가지고 있었나봐
내 전부의 마음을 모아
너에게 보내 보리야
보리야
안개
지친 몸을 이끌고 사람들로 북적이는
지하철을 탄다
한참을 멍하니 서있으면 이촌역에서 보이는 한강
오늘의 한강은 흐렸다 흐린 건 하늘인데
내 얼굴과 몸을 가려주는 것도 아닌데
난 편안 해진다
안개 낀 하늘을 바라보다
바라보면 문득 그리워져서 더 바라보고
그리움에 내 눈에 안개가 옮아 손으로
닦는다
이촌역을 지나 신용산역이다
나의 바람
흙냄새 폴폴 나는 잔디밭
그 위를 뛰노는 하얀 천사
두 눈은 하늘과 구름을 담고 두 발은 하늘로 오른다
총총거리며 뛰놀다 엄마 품에 들어가고
옆에 있는 이모에게 고개를 내민다
보고 있던 동생은 머리를 쓰다듬고 난 놀란다
기분이 좋은지 다시 잔디밭에서 놀자고
꼬리 흔들면서
나를 부른다 어서 오라고
할머니 이모 엄마 삼촌 할아버지 웃음이 터지고
천사는 마냥 좋다
천사는 앞으로가 이 순간 같길 바란다
응모자 성명:김혜진
이메일 주소: choco0702@naver.com
HP연락처: 010 3747 6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