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콘테스트(1편 추가)호랑이

by 호랑이 posted Feb 0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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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바닷가

 

아무리 그리워도

바다는 내게 먼저 다가서는 법이 없었다

 

보고 싶을 때

동해안 국도로 달려갔던 건

항상 나였다

 

길 위에서 마주하는 이른 새벽

차창 너머 수평선이 푸른 빛으로 발원하고

포구는 몇 겹의 희망과

또 몇 줄기의 슬픔으로 휘장을 두르고 있었다

 

동해안, 그 길 위에서 마주한 그리움은

가끔은 유년의 형체로

또 어느 맑은 날에는 은밀하게 감춰둔 고향의 모습이기도 했다.

 

동해안 국도를 휘감아 달리는 때에도

바다는 아는 듯 모르는 듯

그리움의 색일지도 모를 푸른 모습으로

가까이 오지도 않고

멀리 사라지지도 않고

나와 함께 해안선을 달리고 있었다

 

숨 죽이며 흐르는 무수한 바람의 끝

산맥이 어깨를 내려놓은 해안에

두 팔 벌려 서 보면

 

나만 아팠던 게 아니었음을

나만 그리워한 게 아니었음을

 

그도 자기만큼 아픈 사연

얼마나 그리웠으면

 

아주 오랜

상처 같은 그리움

또 그 얼마나 깊었으면

 

한참을 달려도 바다는 나보다

먼저 저 멀리

동해안 국도가 끝나는 해안 길가

 

하얀 손짓 같은 포말을 일으키며

나보다 먼저

날 기다려 서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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