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다고
말 할 수 없네요
앞에서는
바라만 보네요
뒤에서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이유들로
그래서
말 해보려구요
.....
길을 헤맨다는 것
모르는 길
가야하는 길
가보고 싶은 길
나는 헤매인다
느리지만
나는 알아간다
그런대로
그래서
헤매이고 싶다
나의 길을
술잔에 비치는 그대 모습
술잔에 비치는 그대 모습
그대의 작은 손이 보입니다
그대의 작은 어깨가 보입니다
그대의 푸근한 미소가 보입니다
내 나이 스물하고도 둘
성인이 되고도
2년이 모자랐나
이제서야 보입니다
그대의 모습이
술잔을 들고있을 그대의 모습이
사랑하는 그대여
취해도 말 할 수 없는
사랑한단 말이여
그대여
나의 아버지여
응봉산에서 바라본 너
서울에 없을 법한
조용함
서울에 있을 법한
높이
그저그런 응봉산에 올라
눈가에 일렁이는
불 빛들을 바라본다
내 눈은
퍼런 동호대교를 스치고
붉은 성수대교를 스쳐
저 너머를 바라본다
내 눈 끝에
너가 일렁인다
수 많은 불 빛 중에
하나의 불 빛 만이 일렁인다
이내 부푼 불빛은
별똥별이 되어
내 손 등에 산개한다
응봉산에서 바라본 너
응봉산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나
늦 겨울의 눈
안 내리겠지, 잊을만 하면 찾아온다
마치 이번 겨울엔
눈이 오지 않았다는 듯이
지극히 희고 흰
선명한 흰색이다
숨이 멎을 만큼
하지만 쌓이지 않는다
내가 쌓이게 두지 않으리라
잊을 듯이 찾아온 너이기에
더럽히기 싫다
장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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