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차 창작콘테스트 시 공모 - 외면 등 5편

by 누구세여 posted Apr 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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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외면

 

피기도 전에 지는 것을 걱정하는

가녀린 마음들아

그래서 들끓는 봄기운 외면하고

구태여 시련속에서 침묵하는 것이냐

떨어지는 꽃잎에

상처난 가슴은

사실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허망함의 주홍글자이거늘


검은 땅 깊숙히 고개 처박고

언젠간 극복될 시련이라며

자기 최면을 거는 그때

시련은 또 다른 시련을 낳으며

끝내 우린 낙화하는 벚꽃을 깨닫지 못한채

영원히 외면할 뿐이다


2.소나무의 비극

 

우직해 보이는 몸뚱이에도

비극은 있다

한시도 변할 수 없는

죽을 때까지 참아야 하는

그 무엇보다 곧아야 하는

참옥한 운명이

숙명이란 이름으로 과연

본인에게도 낭만일런지


3.16년 3월 1일

 

2월29일 거룩한 날이 오기 전날 밤

외투를 파고드는 최후의 칼날 맞으며

양심의 검은 피를 흘린다

한심한 몸뚱이 붙들며

겨우 찾아 들어간 자그만 술집

친구들과 옹기종기 앉아서

술 한잔에 삶을 그린다

 

사랑하는 너의 얼굴이 있고

간신히 매달린 눈동자도 있고

그 애처로움의 바다에 잔뜩 취해있는 나도 있다

 

오늘의 치욕과 한스러움도 있고

세상에 대한 한탄과

내 편인 모든 것에 대한 원망도 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밝지만 어두운 세상

높지만 암울한 미래

하늘에선 최후의 빛을 연거푸 뿜어내지만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3월1일

그 날의 3월1일은 더 이상 숨쉬지 않는다 


4.관용

 

물렁이고 보들거리는 어린생명아

뭐가 그리 좋아

비겁한 나의 손을

굳건히 잡은것이냐

 

때 묻지 않은 미소

모든 악의 얼굴 쓰다듬는 눈빛

그리고 믿는다며

굳건해지라며

꼬옥 붙잡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너는 내 양심을 어루만지는 것이냐

 

아가야

거친 이들의 숨소리를

너는 모르는 듯 알고 있겠지

그렇지만 모든 것을 품고 있겠지

이 세상 모든 이들 마음에

순수한 고사리 손 묻어나길 간절히

기대하겠지


5.새로운세상

 

최후의 나뭇잎

깨질듯한 주름 간신히 부여잡고

미풍에도 치열한 사투중

 

실보다 가는 나뭇가지위에서

풀지못한 한을 끝내 놓지 못한다

 

다가오는 새로운세상

파릇파릇한 푸른빛 감도는데

허황된 꿈은 아직도 붉게 타오른다

 

찬란히 빛나는 태양아래

더욱 애처로워지는 몸부림

무관심 속에서 더욱 고독해지는 세월

그리고 새로운세상

 


 



 



*이창준

*010-7436-8585

*luckycjl_2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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