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차 월간문학 한국인 시 공모-엉터리 왈츠 외 2

by 김예일 posted May 0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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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왈츠


신사 손이 여인의 허리에 여인은 수줍은 듯 손을 그의 어깨로

박자를 맞추며 살랑 흔들리는 그녀의 웃음

살랑 또 살랑 엉덩이가 움직인다

누군가 나에게 말했던가

이 봄바람같이 남녀 사이

흩날리는 스을쩍

꽃잎을 피하듯

거리를 두고 스을쩍

다시 가까워지는 이 왈츠에서

빛을 받아야 하는 건 여성이라고

남성은 한발 뒤에 어둠에 서 있고 여성이 이 무대의 주인공이라고

 

짧은 머리 바람이 씨익 나오는 반쪽짜리 앞니 멍청해 보이는 주근깨  

손을 왈츠를 추자 손을 내민 사람은

네가 무대의 주인공이라며

엉터리 뒤죽박죽 제멋대로

네가 무대의 주인공이라며

말해준 사람은 대체.

아빠

  

질문


한없이 피어오르는 열정이 있나요

한없이 남을 무너트리는 당신에게

물어볼 게 있어요

매도 하지 마세요

저는 지쳤어요

젊음, 더 이상 없어요

다 타버린 나의

주체 없이 부풀어 오르는 꿈

다 타버린 나의

젊음, 더 이상 없어요

저는 지쳤어요

매도 하지 마세요

물어볼게 있어요

한없이 남을 무너트리는 당신에게

한없이 피어 오르는 열정이 있나요

 

반찬 통

 

이불에서 슬그머니 일어나

도둑인 양 살금

살금

냉장고 문을 툭

방에 울리는 소리

가슴 배 숙여 안을 들여다

본다

빠알간 반찬통

 

꺼내서 상에 투욱

쿵 소리에 깜짝 놀라 살금

살금

 

한가득

김치

내가 지은 밥

김치


새빨간 김치 새빨간 반찬 통

새빨개진 내 눈

보고싶다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