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버니
오라버니, 보고 싶습니다.
저 하늘을 안본지 어언, 어언 셀 수도 없을 만큼 오래 되었습니다.
따스했던 햇살은 그대론지요?
오라버니, 보고 싶습니다.
어머니에게도 전해주세요.
저는 아주 잘 지내고 있다구요.
오라버니, 정말 보고 싶습니다.
여기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얇은 벽 사이로 신음 소리가 들려와요.
사실 너무나도 무섭습니다.
오라버니, 정말 보고 싶습니다.
곧 제 차례가 다가 올 것을 저는 알고 있어요.
이제 마지막이에요.
오라버니, 정말 보고 싶습니다.
언젠가 저를 다시 찾으러 오실 거지요?
닭장 속 고등학생
너희들의 마음을 나 알겠다.
몸이 갇힌 너희들이나
마음이 갇힌 나나,
이것이 같지 않다면 무엇이 같단 말이냐.
키보드
키보드 느낌이 좋아 실리콘 덮개를 무자비하게 구겨 내 옆자리에 두었다.
내가 구겨버린 저 실리콘 덮개는 내가 힘을 준 것이 무안할 정도로 정갈하게 펴져있다.
타닥타닥. 타닥타닥.
무엇에 부딛혀 소리가 나는 걸까 이 키보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