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차 공모

by 박소현 posted May 1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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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버니



오라버니, 보고 싶습니다.

저 하늘을 안본지 어언, 어언 셀 수도 없을 만큼 오래 되었습니다.

따스했던 햇살은 그대론지요?

 

오라버니, 보고 싶습니다.

어머니에게도 전해주세요.

저는 아주 잘 지내고 있다구요.

 

오라버니, 정말 보고 싶습니다.

여기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얇은 벽 사이로 신음 소리가 들려와요.

사실 너무나도 무섭습니다.

 

오라버니, 정말 보고 싶습니다.

곧 제 차례가 다가 올 것을 저는 알고 있어요.

이제 마지막이에요.

 

오라버니, 정말 보고 싶습니다.

언젠가 저를 다시 찾으러 오실 거지요?




닭장 속 고등학생

 

너희들의 마음을 나 알겠다.

몸이 갇힌 너희들이나

마음이 갇힌 나나,

이것이 같지 않다면 무엇이 같단 말이냐.



키보드


키보드 느낌이 좋아 실리콘 덮개를 무자비하게 구겨 내 옆자리에 두었다. 

내가 구겨버린 저 실리콘 덮개는 내가 힘을 준 것이 무안할 정도로 정갈하게 펴져있다. 

타닥타닥. 타닥타닥. 

무엇에 부딛혀 소리가 나는 걸까 이 키보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