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차 공모

by 얼음나오는정숙이 posted May 1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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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남들보다 빨리배운 두발 자전거

항상 놀리곤 했었지

네발 자전거를 타던 너희들을


딱지도 정말 많이 모았어

딱지를 다 빼앗기고 한개만 달라던

아이의 이름이 아직도 생각나


지금은 네발달린 차를 타는

사람들 앞에서

두발로 걷는 내가 부끄럽곤해


어렸을땐 많으면 좋았던 딱지

지금은 우편함에 들어있는 수많은 딱지들이

왜그리도 싫은걸까


만약 그때 네발 자전거를 타던

너희를 뒤에 태우고 함께 탔더라면


만약 내가 너의 딱지를 다시 돌려주며

"내일도 같이 놀자!"

라며 말했더라면


모든게 반대가 되어버린 지금

나는  훨씬 행복한 어른이 되었을까



지갑


주무시는 어머니 옆

낡은 검은가방 하나

그안에 보이는 살찐 장지갑에

나도모르게 열어 보았지

꽤나 많던 종이 뭉치

"무엇을 사먹을까?"

"친구들과 어디를갈까?"

생각하며 한장을 몰래

집어 들었지

그때 떨어진 작은 사진 한장

환하게 웃고 있는 갓난 아기

그밑에 적혀있는

'우리 아들'

한참을 바라보다

지갑을 다시 돌려놓고

방으로 돌아와 소리죽여 울었네



작은 이끼


꽃은 화려해

냄새 또한 향기롭지

꽃이 산에 들에 가득 필때면

마치 누가 예쁘게 색칠해 놓은것 같아

사람들은 너도나도 꽃을 보며 예쁘다고 칭찬을하지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고 꽃이 시들어

그리고 꽃이 있던 자리엔 앙상한

가지만 남고 말지


난 꽃 처럼 화려하지 않아

사람들이 쳐다보며 예쁘다고 할만큼 아름답지도 않아

하지만 하지만 말이야

봄이가고 겨울이 지나도 난 항상 그자리에 있어

내가 있는 곳은 항상 푸른 봄이란다

내이름은 작은 이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