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보내며
참새들이 지저귀며 서로에게 인사하는 모습은
왜 그리 정겨운가
텃밭에 배추가 속을 채우며 웃는 모습은
왜 그리도 편안해 보이는가
옆집의 감나무에 익어가는 노란 홍시는
왜 그리도 달콤해 보이는가
발아래에 개미떼가 쉼없이 일하는 모습은
왜 그리도 당당해 보이는가
길 가에 코스모스가 형형색색 춤추는 모습은
왜 그리도 아름다워 보이는가
우리네가 흐르는 물처럼 순리대로 사는 모습은
왜 그리도 멀리 느껴지는가
김삿갓 묘역에서
철부지 손자의 장원급제 대견함에
가슴조이며
하늘에서 지켜 보았건만 제 발길
재촉하며 죄책감에 방랑시인되어
산천을 헤메다가 홀로 가셔서
산 좋고 물 좋은 영월 땅 기슭에
모시니
그대 효심아는지 모르는지
찾는 이 끊이지 않으니
그를 그리워 하노라
이제야 아는 구나
예전에는 앙상한 가지에서 잎이 돋아남을 몰랐네
예전에 흐르는 물이 오염되어 되돌아 옴을 몰랐네
예전에는 아픈사람을 위해 같이 기도해줌을 몰랐네
예전에는 힘겨워하는 사람을 위해 덜어줌을 몰랐네
예전에는 따르는 사람을 위해 보살펴줌을 몰랐네
예전에는 무심코한 말이 비수되어 되돌아옴을 몰랐네
나는야! 이제라도 봉사하며 감사하는 삶을 살고파라
이런꽃이 되고파라
풀은 풀밭에서 꽃은 꽃밭에서
모진 풀은 오래가지만
진한 향기나는 꽃은 오래가지 않고
모진풀 오래가며 든든하지만
진한 향기나는 꽃 오래가면
하나 둘 자쳐 떠나노니
나는야! 모진풀밭에서
겨우 향기나는 꽃이 되리라
어 머 니
시골길 모퉁이에 아들내외 손잡고 얼마만에
나들이가는지 굵게 파인 주름살 넘어로
만면에 웃음띤 꼬부랑 어머니...
한발 한발 옮기는 발걸음은 더디고 더디건만
왜그리도 부러울까?
오늘따라 고향어머니 그리워진다
내 어릴적 막내아들 약할세라 먹던밥 주시고
숭늉으로 허기를 수없이 달대셨던 어머니!
철없는 아들 잘못될라 장독대에 정한수 떠놓고
밤 새워 기도하시던 어머니!
겨우 끼니 해결 되는가 싶더니 마흔여덟에 홀로 되시어
5남1녀를 눈물로 헌신, 희생으로 잘도 키우신 어머니!
지천명이 되어 어머니 마음 백분에 일이라도 알까하니
어느새 다 자란 내 자식이 밥 달라 왜 이리도 보채는가?
언제쯤 편히 가까운 온천 한번 모셔야지 생각만해도
설레이고 가슴이 뛰건만
이 핑계 저 핑계로 세월을 보내니 한숨이 절로난다
오늘도 아는지 모르는지 못난 아들위해 기도하시는
어머니를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어머니 사랑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