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난 심장
내 심장은 오직 한 사람에게만 반응합니다
그 사람은 나를 향해 언제나 웃어 줍니다
고요하다가도 그 사람만 마주치면 병에라도 걸린 듯 뜁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 사람의 심장은 나에게만 반응하지 않나봅니다
나를 향해 보여준 미소를 다른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보여줍니다
그 사람이 밉고 사랑스럽습니다
심장이 고장 나니 이젠 눈까지 이상해지나 봅니다
자꾸만 보고 싶고 포근하게 웃어주고 싶습니다
이런 게 사랑인가 봅니다
시계
시계는 힘들지도 않은가 봅니다
하루 종일 똑딱똑딱 자기 할 일을 묵묵히 해냅니다
시계는 지루하지도 않나봅니다
매일 똑같은 길을 반복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시계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움직이는 방향은 다르지만 매번 다릅니다
시간이 변하고 그에 따라 내 마음도 변합니다
시계는 오늘도 열심히 일을 합니다
실과 바늘
나는 실
너는 바늘
정말로 우리는
꼭 함께여야 강해질까
나는 길고 얇은 실
너는 가시 같은 바늘
과연 우리는 사람들이 말한 대로
붙어 다녀야 할까
나는 끊어지기 쉬운 실
너는 철로 된 바늘
과연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일까
나는 약자
너는 나보다는 강한 약자
약자 뒤에 숨는 것이
나라는 약자의 올바른 선택일까
나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 실
너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 바늘
우린 짝이 맞지 않아도
함께여야 할까
나는 실바람에도 날아갈 실
너는 꼭 붙잡혀있는 바늘
지금 하는 질문들이
의미 있는 질문일까
사람이란
사람이란 바보 같은 존재입니다
감정에 휘둘려 폭력을 행하기도
탐욕에 눈이 멀어 누군가를 헤치는 일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이란 바보 같은 존재입니다
사람이란 감성적인 존재입니다
사랑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기 한 몸을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란 감성적인 존재입니다
사람이란 이기적인 존재입니다
자신이 배부르면 굶어가는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고
자신이 필요하면 뺏어서라도 얻는
사람이란 이기적인 존재입니다
사람이란 이중적인 존재입니다
자신이 행복할 땐 다른 사람을 신경 쓰고
자신이 불행할 땐 다른 사람을 거들떠도 안보는
사람이란 이중적인 존재입니다
사람이란 바보 같은 존재입니다
사람이란 감성적인 존재입니다
사람이란 이기적인 존재입니다
사람이란 이중적인 존재입니다
하지만 사람이란
바보 같고 감성적이고
이기적이고 이중적 이여서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체중계의 숫자
자꾸만 보아도
변하지 않는구나
기대하며 다시 보아도
눈을 씻고 다시 보아도
변함이 없는 넌
날 괴롭힌다
왜 넌 날 괴롭히니
노력했는데 왜
이혜원/lucy4242@naver.com/010-4095-06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