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늦은 저녁 퇴근길
이 길을 지나가는 수 많은 사람들
그 길을 걷던 나는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쉰다.
내 뒤의 어느 낯선이도 한숨을 쉰다.
깊은 한숨을
나와 그가 한숨에 실어 내뱉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무엇이 그리 깊었을까
<방해>
단 한 번도 당신의 연락이
나를 방해했다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해방이었지요.
잠시라도 일에서 눈을 뗄 수 있는
그러니 더 많이
더 자주 연락해주세요.
<4월>
우리의 시작으로부터 정확히 5년
너는 나에게 끝을 말했다.
아닌 걸 알지만, 마치 이 때를 기다려
말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나는 왜이리도 비참해지는걸까.
매년 이맘때가 되면 나는
설렘과 기쁨, 슬픔과 절망..
뒤엉킨 감정들 속에 어쩔 수 없이
너를 떠올리게 되겠지
<머리카락>
단 한 올의 머리카락도
신경쓰이기 시작하면
하루종일 머리에 맴도는데
너란 존재는
나에게 너무나도 커서
뽑아내는 것조차 할 수가 없다.
<소용돌이>
오늘 네가 내게 물었다.
왜 아무말도 하지 않느냐고
너의 얼굴을 보면 나도 모르게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래서 그동안 하고팠던 말, 묻고팠던 말
그 어느 것도 할 수가 없다.
너가 안쓰럽고, 걱정이 되고, 아껴주고 싶고
서운하고, 밉고, 그러다가도 좋아서
온갖 감정의 소용돌이가
나를 휘감는다.
이름: 안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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