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과 안
밖은 동그라미
안은 사각형
밖은 따뜻하고
안은 차갑고
밖은 뭉툭하고
안은 날카롭고
밖은 낯설고
안은 익숙하고
밖은 쉽지만
안은 어렵다
익숙하지마는
다가갈 수 없는
그런 것
그런 존재
사진속의 너
하늘에는 흰 고래들이 헤엄치고
푸른 낙엽은 바람과 함께 춤추는데
왜 내 곁에는 없는 걸까
나 또한 붉은 장미를 사랑하는데
나 가기 전 왜 으스러지는 걸까
사진으로만 볼 수 있는 당신의 모습은
환한 미소로 날 따뜻하게 하고
초라한 내 모습 감싸주네
사랑에 눈이 멀어
매일 아침 빛나던 햇살이
당신이 없으니 왜 이리 어두운지
눈앞이 캄캄해 앞에 뭐가 있는지
나만 바라본다던 그 진부한 말이
이별이라는 두 글자에 이리도 쉽게 떠나는지
지금까지의 사랑은 다
값싼 동정인건지
지금까지 나눈 대화도
지금까지 나눈 체온도
전부 사라지는 건지
결국에는 떠날 거
뭐하러 만나는지
뭐하러 사랑하는지
낡은 간판
아름다웠던 시간은 가고
향기만이 남아 있을 때
시간은 순간의 지나감이라는
말을 믿었을 때
순간들은 희미해지고
점차 잊혀져 간다
잊혀지면 어쩌리
내 맘속엔 담겨있지
다른 이에겐 낡은 간판이
나에겐 시간을 담고 있지
다가오는 길에 대한 충고
소중한 사람 앞에선
진심을 보이지 말 것
놀랄 뚜껑을 덮고
물을 끼얹을 것
이해는 오해를 이기지만
영겁에겐 지지
불꽃은 불완전 속 완전
저 불처럼 흩날리길
소중한 사람 앞에선
진심을 숨기지 말 것
알 속 태어남은
보기 전엔 모르는 법
눈에 익은 나무는
베어버려도 되는건지
소중한 사람 앞에선
진정 조심할 것
영원히 옆에 있는 건
식어버린 온기뿐
소리를 찾고 싶어
후회하지 말길
최지훈/sruee8903@naver.com/010-7696-7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