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차 시 공모 5편

by nik3226 posted Jul 08, 201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꽃을 꺾지 마세요.

 

무심히 지나가다

발걸음 멈춘 이여

그 손길을 멈추세요.

 

당신이 꺾으려는

이 꽃, 이 꽃은

이 꽃은 말이에요.

 

해와 달의 시선과

비와 바람의 손길로

만들어낸 꽃입니다.

 

이 꽃은 우리들의

꽃이고, 아이이며

삶의 일부입니다.

 

당신을 위함으로

또 다른 당신을 위하여

꺾어 취하지 마세요.

 

그저

잠시만 멈추어 서

당신과 이 꽃의

일생을 바라보세요.




일상

 

불투명한 술잔에

식도를 타는 고단함과

후에 찾아올 달달함을

 

채우고 또 채우며 마시며 또 마셨다.

단 건가 타는 건가 먹는 건가 먹히는 건가

아무렴 어떠한가 고단함이 달달함으로

간다면 가기만 한다면 아무렴 어떠한가.


불투명한 술잔에

식도를 타는 고단함과

후에 찾아올 달달함을

 

채우고 또 채우며 마시며 또 마셨다.

단 건가 타는 건가 먹는 건가 먹히는 건가

황홀할 꿈은 오지도 못하고

지친 육신만이 쓰러져 잠들 뿐이다.

 


 

잠든 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는 꿈을 꾼다.

 

도둑 잡는 멋진 경찰

커다랗고 무서운 공룡

불을 끄는 훌륭한 소방관

귀여운 개구쟁이 뽀로로

 

너의 꿈이 어떠한들

나는 너와 함께 꿈을 꾼다.

 


뜻이 있노라

 

아픈 너를 보며 나는

그 누군가로부터 수없이 질문하며

잊고 있던 죽음이

너무나도 가까워 그러기에 슬펐다.

 

아픈 너를 보며 나는

그 누군가로부터 투정과 방황하며

스쳐 지난 삶이

너무나도 찬란해 그러기에 안타깝다.

 

아픈 너는 아마도

그 누군가로부터 보낸 천사였나 보다.

허비하던 나를

너무나도 불쌍해 그러기에 보냈나 보다.

 

그래도 나는

그 누군가로부터 원대한 뜻이더라도

미천한 나는

그 어떠한 뜻이라도 심하셨을 뿐이다.  

 


돌아선 날

 

한여름

그림자가 숨은 시간

 

따가운 햇살에

숨이 헐떡거리고

땀은 끈덕지게 내렸다.

 

내 앞에 흐르는 강물에

! 뛰어내리고 싶었지만

심장을 얼어붙을 차가움을 알기에

선뜻 뛰어내리지 못 했다.

 

그 대신

나무그늘로 피했다.

 

햇살은 따갑지 않았으나

여전히 숨쉬기 벅차고

땀은 끈덕지게 내렸다.

 

몇 번이고 머릿속에

차가운 강물이 떠올랐지만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에

그 자리 그대로 앉아있었다.

 

어느덧

해가 기울어졌다.

 

그늘을 나와 바라보니

빨갛게 달아오른 장미가

두 눈에 또렷이 들어왔다.

 

내생에 아름다운 장미에

어쩐지 가슴속이 먹먹해지고

가슴속 차오르는 눈물에

나모 모르게 울어버렸다.

 

더 이상 강물은 떠오르지 않고

그림자는 길고 짙어졌다.





 


Articles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