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걸 어떻게 해
밤이 새도록 봐도
밤이 새도록 생각해도
좋은 걸 어떻게 해
잠을 못 자도
먹지 않아도
좋은 걸 어떻게 해
가락 숨긴 말들의
여유롭고 맛깔스런 외출은
시가 되었다
보느라 듣느라
읽느라 쓰느라
좋은 걸 어떻게 해
좋아서 멈출 수가 없어도
결국 오늘 밤도 시로 채우고 있어도
좋은 걸 어떻게 해
삶이 시가 되고
시가 삶이 되는
시가 좋은 밤
무엇이 그리 좋노
미소 한 자락
따뜻함 한 번 전해주면
부끄러워 눈도 못 마주치는 너희들
무에 그리 좋노
너희들 웃음이 보고파
즐거이 해 주면
까르르 웃느라 정신 없는 너희들
무에 그리 좋노
좋으라고 웃어주고서도
그래서 내가 웃으면서도
사실은 내가 너무 좋아서 그런다
웃으라고 즐거이 해 주고서도
그래서 내가 즐거우면서도
사실은 내가 너무 즐거워서 그런다
힘 없다 해도
뭐가 되겠냐 해도
어른들 기분 변화에 여기저기 구겨져도
아는 게 없는 것 같아도
다 안다 아이가
아이야
느그들은 웃으래이
느그들은 즐거워하래이
내사 다 아는 느글하고
함께 웃고 즐거워하련다
우리가 살아가는 법
마음이 무너진 자에게는
내 작은 품으로 안아주고 싶다
화가 많이 난 자에게도
내 작은 품을 빌려주고 싶다
먹먹해서 멍한 사람에게도
가만히 다가가 손 잡아주고 싶다
외로운 자에게도
내 작은 손으로 잡아주고 싶다
한 사람의 아픔과 슬픔을 품으면
그 사람의 우주가 나의 우주에 닿는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힘을 내어 살아갈 수가 있다
풀과 꽃과 사람들에게
그렇게 비를 피하기에만 바빠하지 말고 바라봐요
메마름에 간절히 비를 바라던 풀들의 반가운 마음을
그렇게 바쁘게만 가지 말고 바라봐요
노을빛 머금은 꽃들의 얼굴을
그렇게 문을 닫기만 하지 말고 바라봐요
방 하나만한 공간 사이에 두고 함께 사는 이웃을
그렇게 거리 두기만 하지 말고 다가가요
만나고 함께 살아가는 풀과 꽃과 사람들에게
보온병
겨울 추운 날씨에도
온기를 잃지 않고 버티는 보온병
추운 겨울 언 손으로
보온병을 열어 물을 마시면
추운 날씨 속
따뜻함이 어색하게 느껴진다
이 온기를 지키기 위해 너도 참
온 힘을 다했겠다
여름 더운 날씨에도
차가움을 지켜내는 보온병
더위에 익은 손으로
보온병을 열어 물을 마시면
보온병도 뜨거워진 더위에
시원한 물이 어색하다
이 냉기를 지키기 위해 너도 참
온 힘을 다했겠다
세파에도 결국은
내 온도를 지켜낼 줄 아는 너와 같은 내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