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나의 생각만으로도
가라앉은 호수를
헤집어도 보고
잔잔한 표면을 바라보다
괜히 손으로 쓰다듬어도 본다.
완연히 닿지는 못하여도
늘 가까이.
또 다른 세계
잉크로 뒤덮여
얼룩덜룩 볼품없이 물든
내 손을 바라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작은 손바닥 안에
지구를 품고 있는 것 같다는 그런, 막연함이.
백야
곱디고운 그대에게로 향하는 길이면
남겨진 발자국에 꽃이 피는 듯합니다.
그 향기에 홀린 것인지
쓰디쓴 술에 취한 것인지
달은 저물어가지만
그대에게로 가는 길은
백야 같습니다.
24시간
창밖은 여전히 눈부셨다.
그 너머에 어렴풋이 보이는 네가
내겐 신기루와 같아서
손을 뻗으려는 찰나에
네가 사라져버린 이 공간은
낯설고, 어둡고, 또 삭막했다.
되풀이되는 시간에
다시금 너의 옷자락이 펄럭이면
말간 햇살과
너의 웃음소리
너란 계절로
나의 하루가 물들어간다.
너
네가 보고 싶었다.
나는 펜을 잡고
새하얀 종이를 펼쳤지만
어째서인지 넌
아른거리다 못해
흐려지는건지.
볼을 타고 흐르는 게
너에 대한 나의 마음인지
너를 향한 나의 고백인지
알다가도 모를 나는
그저 너를 사랑한다.
peachmoon102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