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내가 혼자 남겨진 것을
모르는 걸까.
모른 척 하는 걸까.
1년 ( 당아욱 )
우울하고
힘들었던
시절을 견뎌낸
회양목이 지네.
회양목이
지고 난 후
웃음을 띈
콩꽃이 피네.
새로운 시작을알리려는 듯
벚꽃난이 피네.
새로운 시작에
어색하고
두려워하던
나의 수양버들.
새로움에
익숙해진
나를
대변하려는 듯
수양버들이 지네.
붕 뜬
나처럼
달맞이꽃이 살랑거리네.
태만해진
나에게
경각심을
깨우치려는 듯.
단양쑥부쟁이가
흙속에
묻힌다.
외롭고
고독한
에리카가
나의 곁으로 와
피고
엄격한
엉겅퀴가
나의 앞으로 와
나를 꾸짖네.
우울해진
나를 달래주려는 듯
넌출월귤
나의 옆으로 와
향기를 낸다.
넌출월규과
함께
떨어진
낙엽 마른 풀을 보며
새로운 봄을 기다리네.
모든 것이
지나간 뒤
조그마한
호박
쑥국화가
아름답게 피어있다.
동정
너는
나를
동정하네.
너의
그 동정이
나를 더
불쌍하게 만드네.
나는
너의
선함을
나타내기 위한 희생양.
꼬마
꼬마야
작고
어린 꼬마야.
왠지 난
꼬마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꼬마 네가
사람들과 어울려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고.
혼자서도
혼자만의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아이였으면 좋겠어.
또
꼬마 네가
힘들어하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을 겁내지 않았으면 좋겠고.
나는
네가 너무
강인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강인하다는 것은
그만큼
힘든 길을
너 혼자 걸어온 것일테니까.
그
길을
네가 혼자 걷더라도
너의 옆에서 너의 사람이.
꼬마
너와 함께 걸었으면 좋겠다.
이제 알거 같아.
왜 네가 행복해지길
내가 바랬는지.
지금
너의 그
빨개진 얼굴을 보니.
쑥스러움 많고
모든 것이
낯선 너에게서.
쑥스러움 많고
모든 것이 낯설었던
나의 모습이 보였나봐.
눈.
사람들은
모두 다
다르다.
사람들은
자신의 눈을 통해
자신과 다를 이를 판단한다.
자신의 존재를
타인으로부터
인정받으려는 듯이.
자신의 우월함을
내세우려는 듯이.
어리석게도
자신 또한
다른 이에게
판단되고 있음을
모른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