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너는
처음이라고 했겠지
접힌 면을
끝내 펴보지 못한 채
외면이었을지도
어쩌면
표면
숨소리를 지우고 손바닥 즈려누른 수면은
검은 테두리를 그리더니
내 갈퀴를 끈덕지게 붙잡았다
뿌리치기 이리도 쉬운데
굳이 힘주어 버티는 건
미련일까 집착일까
푸른 눈동자
고개를 돌렸다
쳐다보는 순간
네 안의 내가 너무 초라해
가슴 치며 다시 바라보아도
네 안의 세계가 잔인하리 깨끗해서
나만 망가진 거 같아서
맴맴
짜릿하게 젖어들다
현기증이 나도록
고막이 마른 비명을 질러대고
푸석 갈라진 정수리가
두 팔 벌려 반기는 어지러운 파도
비명이 멎은 고막에 물보라가 쌓이고
짜릿하게 젖어든다
눈앞이 아득하도록
고백
곱게 던진 한마디가
저녁 바람에 어울려 섥혀
그대의 나직한 웃음소리로
되돌아오더니
시간이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