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이
회전하는 저 팽이를 보아라
넘어지지 않으려 열심히 도는 모습을 보아라
힘이 빠져 흔들리는 형태를 보아라
저 팽이, 위태롭다
팽이, 멈추고자 손을 뻗지만
팽이, 쉬지 않겠다는 듯 몸부림친다.
다시 회전하는 저 팽이를 보아라
포기하지 않는 저 팽이를 보아라
한낱 미물에 불과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저 팽이를 보아라
휘파람
쉬쉬, 어릴 적 죽어라 연습하던
휘파람 소리
슈슈, 조금 자라자 바람 빠진 소리를 내던
휘파람 소리
쉭쉭, 오랜만에 불어보는
나의 휘파람 소리
사랑하는 집
따뜻한 내 삶의 보금자리
어미 새, 자식들을 보살피듯
따뜻하게 안아주던 나의 집
언제부터였을까
따뜻한 보금자리를
당연시 하게 된 것이
나는 어리석은 걸까
집을 소홀히 여겼기에
나 자신도 소홀히 여겼던 걸까
오늘은 집을 사랑하는 날
집을 소홀히 여겼던 내가
이제 와서 할 수 있는 집을 향한 사랑의 표현
붓
매력적인 털을 지닌 고양이마냥
내 앞에서 자태를 뽐내던 너는
섬세하고 아름답구나
너를 잡을 때면
내 안의 얼룩진 때들이
다른 색으로 칠해지는구나
너를 잡고 휘두르면
내 주위의 더러웠던 것들이
형형색색 아름다움으로 가득차는구나
나는 어서 너를 이용해
이 새하얀 캔버스 위를
아름다운 색으로 칠하고싶구나
과제
미루고 미루고
계속 미루고
다시 미루고
계속해서 미뤄서
어느새 쌓여버린
내 과제를
저 책상 구석으로 밀고
다시 밀어서
내 과제는 사라졌지만
바닥에는 영원한 상처가 남았다.
김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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