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9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

by 바위섬 posted May 2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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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

 

어둠이 머뭇거리면

눈을 켜고 창밖을 밝히며

채 가시지 않은 밤을 밀어낸다

 

이른 새벽

쭈그려 앉아 바쁜 손놀림

이방인 안방 차지하고

터줏대감 다 뽑아 버리네

 

뒤돌아서면 비웃듯이

꿈틀대며 텃새 부린다

너가냐 내가냐 우리가냐

깊이 파인 밭도랑도 웃는 구나

 

비가 오면 농부 발걸음

쉬어갈만 하건만

헝클어진 마음 가다듬고

어느새 또 흰 머리카락 뽑고 있어



인연

 

시작은 관심부터

호감이 자리 잡기까지

쉽게 맺어지는 것이 있던가

 

순수하고 볼 빨간 청춘

어느 시골 논밭에 들꽃처럼

이십대 사랑 부럽지 않소

 

원하는 것이 많으면

과연 누구와 살고 싶은 것일까

서로 좋아야 아끼고 보듬어

깨가 쏟아질 텐데

 

내가 소중하면

너도 소중하오

어설픈 만남이라도

같이 늙어갈 수 있다면 운명 아니겠소




북한산

 

봄이 가려니

새 옷으로 갈아입느라

아직도 숲 속은 바뻐

 

벌써 숲이 된 곳은

그늘이 들이어져

바람도 쉬어가는구나

 

햇살은 못다 핀 꽃을 재촉한다

송홧가루 날릴 때까지

그 누구 입김을 기다리며

막내도 활짝 웃고 있어

 

거친 숨소리 듣고 싶었나

땀 냄새가 그리웠나

시들어 가도 버티고 있다

예쁘다는 소리 듣고 싶어서





일산 꽃 박람회

 

곱게 차려입고

활짝 웃는 모습

새색시 미소처럼 아름답소

 

평생 찾아 다녀도

만나지 못한 임들

여기 다 모였구려

 

사람도 꽃들도

오늘은 다 모델이요

향기 있어 꿀벌도 함께했으니

순간포착 이 보다 더한 작품 있을까

 

봄 처녀 여신상

우아한 꽃 입고 납시어

행복 뿌려주옵시니

보고플 때 수시로 꺼내 보겠나이다




소나무

 

허구 넓은 세상

어이 그곳에 둥지 틀고 산다여

머물 터 그렇게 없었더냐

비바람도 비껴가는 아슬한 벽

 

네가 어흠이더냐

사계절 변하지 않는 절개

단풍 잎 떨게 만드는 위풍

호위병 까마귀 눈초리가 매섭다

 

바위도 모진 풍파 속

깎이고 무너지거늘

오뉴월 된서리 함박눈에도

푸름 잃지 않는 오만함

 

바위 속 파고들어

함께 사는 아담한 몸매

바위 꽃인가 소나무집인가

하늘이 맺어준 천생연분이오



이태열

010-4586-8484

kbs0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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