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차 월간문학 한국인 시부문 공모

by 천우 posted Jun 1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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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염 틸란드시아>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꼴이

삐뚤빼뚤 꼬부라진 꼴이

더 큰 누구에 붙어 기생하는 꼴이

 

꼭 우리네 세상사 같어서

그래서 꼴도 보기 싫어서

당장 내버리려다가

 

지들끼리 의지하며 똘똘 뭉친 것이

척박한 환경에도 강인하게 생존하는 것이

뿌리 없이도 꿋꿋이 살아가는 것이

 

꼭 우리 힘없는 서민들 같어서

그래서 왠지 맘이 애잔해서

한참을 바라보고 섰다

 

생겨먹은 대로 꼴도 보기 싫다가도

알면 알수록 눈에 밟힌다

 

맘까지 복잡하게 하는 애증의 이름

수염 틸란드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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