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차 창착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

by 하여랑 posted Jun 1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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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

1. 영화 같은 타이밍

2. 산새와 먹구름

3. 별안간 로맨스 

4. 멍청한 세상이 언제나 문제였다

5. 보통의 삶






1. 영화 같은 타이밍


 

때때로 인간의 삶은 영화 같은 타이밍을 가져온다


그가 사랑하던 가수의 콘서트 날

공연의 클라이맥스, 귓가를 어지러이 휘젓는 가수의 목소리에

다시 느낄 수 없는 황홀함을 헤맸다

때마침 한두 방울씩 살갗을 두드리는 빗방울의 타이밍이 그랬고


그녀가 죽음을 간절히 바라던 날

마구잡이로 휘청이는 발걸음 끝에 머리를 울리는 가수의 목소리에

여태껏 느껴보지 못한 처연함에 빠졌고

때마침 떨어지는 비에 고개를 돌렸을 때 마주친 두 눈이 그랬다


 



2. 산새와 먹구름

 

구름 엉덩이가 산 모서리에 나앉았대

거칠 것 없어 오히려 촌스럽던 때에

묵직한 하늘을 거닐던 것은

한 줌의 바람이었을까,

한 마리의 산새였을까

뿌옇게 가린 안개가 눈 바로 앞의 것마저

묘하게 만들던 때에

눈물을 터트리기 직전의 새에게 길을 내준 것은

한 줌의 바람이었을까,

또 한 마리의 산새였을까




 

3. 별안간 로맨스


 

삶의 영역이 마구잡이로 퍼져있다

너를 지났다가 나를 감쌌다

매일이 다른 곳을 지난다

풍경이 달라지는 만큼 네가 보인다

 

어제는 로맨스, 오늘은 웬 서스펜스

독한 약을 들이켠 로미오가 되어

나를 비웃는 줄리엣을 바라보아

더럽게 엉킨 생활의 끝이자 시작이다


 

4. 멍청한 세상이 언제나 문제였다


 

오래된 서점 구석의 케케묵은 도서처럼

낡고 보잘 것없는 표지를 넘겼을 때

반짝반짝 빛을 내는 문장들을 안다

 

오래된 굴레 안의 케케묵은 부정함 속

너를 둘러싸고 있는 껍데기를 벗겼을 때

누구보다 빛을 내는 진짜 모습을 알고 있다

 


5. 보통의 삶


삶에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짧은 노랫말로

때로는 두터운 소설로

또 영화 한 편으로

치환되어

인생을 수놓는 이야기가 있다

찬란하지는 못해도 온전히 그의 것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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