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0차 창작 콘테스트 시부문 응모 : 봄비 외4편

by 찬물샘 posted Jul 2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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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비 한 방울 내리고

꽃잎 한 잎 피어났다


꽃잎은 그리움으로 피어난 줄 알 리 없고

 빗물은 그리움 씻어 내는 줄 알 리 없다

 

빗물이 꽃잎처럼 피어나고

꽃잎이 빗물처럼 떨어진다

 

 

전철 안에서

 

반쯤 술에 취했고

반쯤 졸음에 흔들리다

눈 뜨였다

 

맞은편에 앉은 처자

옆자리 친구와 이야기 하다

까르르 웃는다

 

연두 빛 싱그러움

내 젊은 날의 꿈

그런 그리움

흔들리는 전철 안 가득 쏟아졌다.

 

 

바람

 

바람이 바람을 몰고 와

바람을 휘저었다

올 때보다 더 빨리

바람이 바람을 가져갔다

 

바람 바라며 산 세월

바람은

그저 바람으로 지나갔다

 

칠십 넘는 세월 내내

바람은

그렇게

바람같이 지나갔다

 

 

이사하는 날

 

긴 목 빼 올린 고가사다리에

애환 한 아름 실린다

대관령쯤에서 밤새 달려 온 하얀 바람

숨어있던 설움을 헤쳐낸다

 

서른네 평 구석마다 엉겨있던

곰팡내 나는 어제와 그제

더 오래된 아물지 않은 상흔들

힐끔 고개 내밀고

앞 다퉈 탈출을 시도한다

 

배때지 까집고 엉덩이 디민 과거

고가사다리에 올라타며

힐끔거리는 순간

오늘은 새로운 과거되어

5톤 탑 차에 갇힌다

 

 

이명(耳鳴)

 

겨울 초입

쓰르라미 한 마리 귓속에 날아들어

다문다문 울어대길래

고향집 뒤란 거니느니 했다

 

해 바뀌어

입춘 우수 지나 경칩 문턱

난데없이 폭설 휘날렸고

덩달아

철모르는 쓰르라미

눈송이처럼 나부댄다



응모자 : 김성화

               ksh3107@naver.com

               010-3907-8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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