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0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

by 그냥저냥 posted Jul 2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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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신 외 3편 -





1.  귀신 1


만질 수 없는 사람.

눈으로만 느껴지는 사람.


원한이 얼마나 크기에

형체 없는 몸으로

이승을 이리, 저리 떠돌아다닐까.


굿을 해도 소용이 없는

사람 아닌 사람을

어떻게 해야 저승으로 잘 보내줄 수 있을까.




2. 귀신 2


불쌍한 사람.

난로 하나 가져와 손 녹여주고 싶은 사람.


자신은 몸 잃어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고 사는데

악마는 얼굴 바꿔 천사처럼 살아가네.


더욱더 서글픈 것은

사람들이 악마를 몰라봐

애꿎은 귀신만 질타하는 일상.


그런 그들의 삶은

누구에 의해 구원받을 수 있을까.


그런 그들의 혼은

누가 저승에 데려다줄까.




3. 발냄새


아버지의 정취가 담긴 그곳.

냄새 한 번 고약하지만

또 다른 나의 아버지인 그곳.


당신의 아내를 사랑하며,

당신의 자식을 바라보며

매일을 순환고리에서 산 당신은

쉼표 하나 없이 무한히 달렸다.


중간에 걷고 싶진 않았을까.

눈물 보이고 싶진 않았을까.


처음 아버지의 냄새를 맡았을 땐

사람마다 가진 특유의 향수라 생각했다.

그저, 조금 독특한 향이라 여겼다.


그다음 당신의 냄새를 맡았을 땐

당신의 삶이 느껴졌다.

고독하고 쓸쓸한 당신이 떠올랐다.


아련했다.

당신의 안경 속 보이는 눈빛이

내 마음을 아리게 했다.


나는 그 눈빛에 속삭였다.

당신을 이제야 봐서 미안하다고.

이제야 당신의 삶을 알게 되어서 미안하다고.




4. 가슴으로 품은 아이


내 아이가 아닌들

나만 좋으면 되는 게 아닌가.


내 친자가 아닌들

내가 사랑하면 되는 게 아닌가.


자꾸만 정이 가고

자꾸만 눈길이 가는데

내 아이가 아니고서야

그렇게 되겠는가.


저 아인 나를 엄마라 부르는데

내가 엄마가 아니고서야

어찌 저 아이를 외면할 수 있겠는가.


내 핏줄과 달라도

내 외관과 달라도

분명 내 아이가 분명한데

왜 주위는 나를 말리는 것인가.


나는 저 아이의 엄마인데.




5. 나라는 사람


빵집 주인이 그러데.

나 같은 사람 또 없다고.

빵은 모르면서 빵맛은 아는

별 희한한 사람이라고.


옆집 이웃은 그러데.

나 같은 사람 또 없다고.

불은 여기저기 다 켜 놓으면서

얼굴은 생전 보이지 않는다고.


내 친구가 그러데.

너 같은 사람 또 없다고.

울다 지칠 줄은 모르고

계속 우는 사람이라고.


우째 다 나보다 나를 잘 아는지,

한마디도 할 수가 없더라고.

그래서 그냥 나와 부렸어.

나를 다 내보이기 싫어서.


여짝도 날 알고,

저짝도 날 알아서

그냥 떠나버릴까 생각 중이고만.


니는, 니는 어쩐대.

니도 나처럼 그러데?

 



이메일: dnfrkwhr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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