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0차 창작콘테스트 시부문 공모 장미 외 4편

by 월봉 posted Aug 0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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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비가 오는 듯한 길 위
장미꽃 한 송이가 나뒹군다
줄기에 남은 온기를 잃어가며
그저 기다린다
자신을 놓아버린 이
자신을 지나쳐간 이
난 여기 있어
이제 내 가시만 보지말아줘
이제 혼동하지 말아줘
나는 여기 있다고

공부

나무 아래 앉아보았다
눈을 감고 그저 숨을 쉬었다
마치 나의 스승처럼
뭔가 남아있다
잔흔처럼 남은 것이 먼지 마냥
훑어내도 미세하게 남아 나를 죄인다
앉아있는 나는 저도 모르게 이곳저곳을 누비며
거대한 족쇄 속에서 발버둥을 친다
나는 조용히 눈을 떴다
목을 죄이는 뱀은 무엇인가

터치

톡 톡 톡 톡 톡 톡........
여러번에 터치 끝에 손가락을 멈췄어
한 번만 더 터치하면 떠나가는 글
너의 품에 안길지 버려질지 모를 짧막한 단어 몇 조각
마치 자석이 밀어내듯이 손가락은 빛깔 밖에 없는 유리창을
건드리지 못 한채 사색에 빠졌지
더러워보이면 어쩌나
미워보이면 어쩌나
새록거리며 피어나는 시커먼 아지랑이가 
네 모습까지 일그러트렸어
뒤틀리는 네 모습은 손가락 속에 흐르는 핏방울까지도
얼려버리고 너를 재웠어
잠들어 가는 너를 생각하며 일그러져가는 네 모습에
나는 계속 밤하늘을 쳐다봤어
점점 어둑해지는 밤하늘을

소음들

스마트폰을 넣어두고
거니는 숲길
차소리 멀리 보낸 곳에서
만끽하는 아늑한 소음들
사락대는 나뭇잎
다람쥐들의 부스럭임
새들의 대화
소복히 숨을 내뱉는 아카시아 꽃들
아스팔트 아래서 얼어붙어있던
작은 숨들이 꽃피운 숲에서
숨소리 한 번으로
인사를 올린다

연회

아직 흐린 기운이 가시지 않은 하늘 아래서
연회의 달콤한 와인의 향이 피어나네
나무들, 꽃들, 풀임들, 이끼들이 빚어낸
만고 끝의 연회
그 품속에서 나 역시 은은히 취해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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