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네 체온에 불시착한 마음은
사랑을 유일한 동력 삼아
끝없는 그 곳으로
조금 더 사랑할 수 있게
네 품 속으로
권태의 색
빨간 빛에 먹힌 붉은 꽃 나무
시들시들해지는 강아지풀
그 모든 순간에 네가 있었다
옅어지는 물감 속 비치는 우리의 사랑은
아무 색을 띄지 않아
눈이 멀어버려
뜨거워지는 이름을 되뇌어
몇 마디
너는 내게 물었지
얼마만큼 저를 사랑하냐며
나는 끝내 대답하지 못했어
내 사랑은 고작
몇 마디로 끝날 게 아니니까
온도
내 체온 속 기포가 하나 둘 터지며
폭죽 소리를 내어
맨발의 온도는 뜨거울까
아님
이 순간의 온도가 더 뜨거울까
싶어
우울이 좀먹은 네 몸뚱아리를
하나 둘 집어들어 퉁겨내고 싶어
회색 빛의 손톱을 뜯어내어
내 모든 걸 붙여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