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0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

by 내가사랑한우주 posted Aug 05, 201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먼 공간에 우주로부터

궤도를 뚫고 온 태양이 뜨겁게 춤을 추고

우주에서는 황혼도 별빛을 가로질러

천지를 빛내는데

너는 보란듯이 너의 숨결조차

아름답게 향기가 되보이며

그대가 뜨겁다 뜨겁다 소리치는데

그제서야 맨드라미 꽃이 핀들

우리들은 사그럽게 무너져 내리지


사랑하는 너에게

나는 가끔 어려운 말을 해


사랑하면 딱 그만큼의 선을 그어

넘어주지 않고 딱 그 자리야


나의 세계에는 진심도 아름다움도

잘게 숨겨놓은 채


너가 나를 알지 못하게

천박한 가시들로 포박해놓을 거야


넘지 마라 오지 마라

그런 슬픈 말들이 나를 찢어놓고

무너뜨려도


나는 너를 나에게 오지 않게 할 거야

딱 그자리에 서서

사랑할 거야


후에 지나고 보면


너는 나를

나는 너를

딱 그자리에서 사랑하고 알고 앓아가고

들이쉬고

숨을 내뱉고


그래도 마음은

올곧게 서서

어울려 주며

감싸 주며

알게 될 거야


사랑한다는 말이야


21번의 빗장

바람이 불었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다

비가 왔다

비는 고르게 왔다


이제 진흙에 발을 담그지 않아도 된다

찰박거리는 소리가 듣기 좋다

창문을 두드린다

부끄럽지만 열어두지 않는다

냄새를 맡는다

연어에 향기와 빛깔이

내 배를 찢고 흘겨나온다


모차르트에 선율이 들려온다

악장을 연주해도 그는 오지 않는다

죽었으니까


비가 멈추고 있다

갸날픈 이슬만이 꾀꼬리로 울어댄다

나는 더 이상 울지 않는다


구름에게 보내는 편지

구름아, 노을질 때 너의 색 예쁘게

선홍빛 물들어 가는 것 보았니


구름아, 별들이 너의 곁에서 부끄럼 타며

옆으로 떨어지는 모습 보았니


구름아, 네가 하늘 옆에서 가만히

얘기 들어주다가도 천둥치며 비를 쏟기도 하더라


모든게 너가 예뻐서 그런단다


슬픔을 조각내서 멀리 보내려 그런단다


다음 생에는 너가 되어보려 한다

햇살 옆에서 가만히 풍경되어도 되니

너를 가만히 안아줘도 되니


구름아, 모든게 지나고 보면

사르르 녹는단다

그래, 눈녹듯이


가시고기

가시고기가 맥혀서 다 삼키지도

못했지요

당신이 준 사랑이 버거워서 다 담아내지도

못하고 항상 엎질렀지요

쏟아진 물방울들이 담을 타고 역류해요

아 아, 가시어요 높게 가시어요

나는 눈을 감아도 당신이 그려지니까요

우리는 또 눈물을 쏟고 피를 토하고

서로가 엉킴속에서 성을 내고 할퀴고

상처를 쓰담쓰담 닦아내면요

우리는 기껏 고기 가시에 찔려도

웃어넘길 줄 알아요

아 아, 당신이군요 역시 내 앞에 있는 사람

눈 감아도 쓸어넘기는 부스스한 머리카락

그래서 한겨울에도 내 손이 따뜻했군요


이름: 강지향

이메일: ipia99@naver.com


Articles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