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

by 하얀강철 posted Aug 0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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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하늘거리는 깃발이 서서히 고동치는 하늘은 맑고 푸르구나

그 하늘아래 밝게 빛나는 것은 무엇이었나?



열기는 4월의 잔디를 서서히 데우고

백색의 호수에 잔잔히 비추건만



아무런 움직임도 없는 그 모습은 

태고적 태양왕의 주검처럼 불멸을 바라는가



하늘에서 바라보는 지구

지구에서 바라보는 그대여.



홀연히 물속에 잠기어 붉게 물들이기도 하고

아침이면 흔들거리며 살랑거리며 촛불처럼 타오르지.



때로는 순하게 잠들어버리고

어두운 순백의 어머니가 솟은 밤이면

그의 모습은 자취를 감추고

천천히 다가올 그 찰나.

희열의 순간을 기다리지.



비오는 여름날 밀밭에서 처럼 

희뿌옇게 울던 날

하늘은 구슬프게 울던 피리 소리를 듣고는

그대에게 입맞추었지 



때로는 구름에 감싸여 소녀처럼 애타게 모습감추다가

황금빛 왕관처럼 빛나는 머리결 흘러내리고

그 순간을 자축하기 위해 순간과 영원을 택하네.



하늘과 땅이 혼재한 아득한 그때가 되자.

가녀린 여인처럼 소나무의 그늘은 길어만 가고

은하수처럼 바다로 흘러가는 꾀꼬리의 울먹임



열락의 바다가 울렁이는 가슴을 지닌채

부서지는 반짝임을 흩뿌리는데

오 나의 주군은 그 한가운데에 홀연히 모습을 드러네고

숨쉬다가 성스러운 종이 울릴 때 그제서야

마치 영광스런 성물처럼 서서 모습을 감추는 구나.


사랑의시 1


바다의 향기, 노을 , 또는 시원한 비의,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것들, 또한 단 한가지의 이름으로 불리 우는 것들

그 여름 안에서 달콤히 익는 포도의 언어들

그 햇살아래서 혹은 어둠 안에서 꽃피우는 밤의 폭죽

 

돌과 나무의 병정들이 햇살 속으로 끝없이 걸어가고

불꽃의 냄새가 그들의 발자국에 스며들지.

그들의 향기는 내 안에 파고드는

한줄기 시원한 청량음료와 같아라.

 

태고적 비밀을 가진

피라미드의 꼭대기의 알 수 없는 힘처럼

그 구덩이 속에 피어나는 웃음소리여.

 

그 안타까운 입맞춤으로 나를 깨워주렴 ; 당신의

웃음 – 입술로 나를 부활하게 하여주렴 , 오

우주에서 내리는 우성우처럼 쏟아지게 해주려무나.

그리하여 너의 눈망울에 살게 되리.



사랑의시 2

희망으로 이름 부르는 게 좋을까?

끝없는 열차는 저 머나먼 나라로 향하고

그대와 같이 가려는 길 한줄기 빗방울에 난 이유 없는 울음을 터뜨리고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당신과 알 수 없는 행복에 취하는 것을 깨달았네.

그 길은 병정도 순사도 존재하지 아니한다네.

 

길은 영원한 것

거대한 나무에 뿌리에 열매가 맺히는 그날까지

길은 당신과 같이하고 폭포수에서 그리고 우박이 내리는 그 날까지도

당신과 함께라네.

촛불을 킨 채로 한잔의 와인을 머금은 채로.

 

아이를 낳는 어머니의 땀방울을 바라본다.

오월은 그래서 그렇게 많은 비를 내렸나 보다.

이별의 아픔을 생각하는 그들이 있더라도.

 

다만 아픔이 스며들지 않기를

어떤 그것이 하늘의 빛나는 그것과 함께하네.

백합을 피게 하고 청년들의 등가를 땀으로 물들이는 그것이.

그것은 누구에게나 희망의 글과 같은 것

겨울에 눈이 오지 않는다 할지라도.

차마 말할 수 없는 것



보석

 

나는 보석 속을 바라본다.

이윽고 보석의 숨결과 하나된다.

그리고 보석의 눈을 닮은 별을 잉태한다.

마치 꿈에서처럼

 

꿈을 꾸어봐 – 보석이 말을 건넨다.

나와 하나되기 위해 꿈부터 꾸어봐

마치 저 하늘에 빛나는 새들의 눈망울처럼 말이야

맞아 그것이 너의 숙명이지.

 

나는 보석을 바라본다.

그리고 울먹인다.

보석과 하나되어 별을 잉태하고 싶다고 속삭인다.

 

너는 꿈을 꾸지 않는 소녀구나.

-보석이 나지막히 읍조렸다.

꿈을 꿀 수 있다면 별을 잉태할 텐데

그리고 그 별은 세상을 비출 텐데

그리하여 칠흑 같은 비가 내렸다.

슬픔의 비가

 

나는 보석을 바라본다.

그리고 숨을 쉰다.

그리고 비와 함께 울먹인다.

 

꿈을 꾼다면 빛을 품을 텐데

보석이 나지막히 읍조린다.

세수 수건

어느 새벽 나는 작은 언덕에 올라가
바람을 맞는다.
바람은 저 이계의 라일락 봄향기를 갖다 주리라.
그리고 내 얼굴은 뽀얀 바람과 흩날리는 잎사귀들과 
인사하겠지

나는 한참을 그곳에서 저 세상을 바라보며
그 세상을 보리라.
그리고 이제는 몸과 마을을 씻어야할 때 

나의 멀건 얼굴은 시원한 물로 씻기우고
마치 피라미드의 미라의 내부가 씻기우듯
난 아무것도 바라지 않은체로 
얼굴을 씻는다.
얼굴을 씻기우는 것은 또 하나의 기도이자 명상

태고의 밤의 신은 저만치 걸어가고
그를 위해 준비를 한다.
정갈한 세수 그리고 남은 건 한 장의 수건

빗살처럼 뿌려지는 물줄기 아래에
바다의 인어처럼 스며드는 얼굴 그리고 
새벽에 일 나간 어머니가 마련한 쌈지 돈처럼
하얀 그것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의 하얀 안식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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