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공모 (아직은 꽃망울 외 4편)

by 닻별 posted Aug 0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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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꽃망울



나는 피지 못한 꽃
아니 아직은 피지 않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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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개하는 꽃을 보며
나를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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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꽃을 볼 땐
내가 아니라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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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무심히 밟힌 새싹일지언정
언젠간 소담스레 피어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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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피는 순간
세상엔 봄이 차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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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젠간 피기를
여린 잎 모아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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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를 건너며



으슥한 밤공기가 시간을 채우고 
그 사이를 하염없이 걷고 있다

뚜벅 뚜벅 줄곧 걷던 걸음이 생경할만큼
오랜만의 발걸음이다

뚝. 뚝. 모스부호처럼 끊기는 기억들은 
왜이리 깜빡거리는 건지 모를 일이다

엇갈리고 또 엇갈리고 
그 위에 겹겹이 쌓이는 기억들은 아련하기만 하고

흰색과 검은색이 교차하는 길 위에서
깜빡이며 서투른 발걸음을 굳게 내딛어 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여름 바람



꼭 이런 날엔 노곤함이 뒤따르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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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찾아오는 무기력함에 
나도 모르게 머금고 있던 하품이 배시시 새어 나오고
힘껏 두 팔을 내지르다 스치는 바람에 흠칫 놀란다
⠀⠀⠀⠀⠀⠀⠀⠀⠀⠀⠀
잔뜩 열기를 머금은 여름 바람에 
잘 마른 구름 하나 지쳐 쉬고 있는데
⠀⠀⠀⠀⠀⠀⠀⠀⠀⠀⠀
여름 바람은 참 부지런하기도 하지
구름 쉬는 모습 못 참아 이리저리 재촉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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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이별을 보탠다



하루 끝에 걸린 노을이 팔랑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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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마라
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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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잡았다 놓으면
손끝에 묻은 바람이 파르르 경련을 일으킨다
 ⠀⠀⠀⠀⠀⠀⠀⠀⠀⠀⠀⠀
기어코 떠나버리는 뒷모습 바라보며
고달픈 생의 주름 속에
또 하나의 이별을 보탠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당신의 말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당신의 말
그때는 그저 커피가 생각나는 건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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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마시고 싶다던 그 커피는 
나와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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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득해졌지만 
한때는 익숙했던 그 시간들이 
너무 그립다는 말이었다
⠀⠀⠀⠀⠀⠀⠀⠀⠀⠀⠀⠀
오늘은 커피를 마시고 싶다
당신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작성자 : 권재현
이메일 : soulvibe777@gmail.com
연락처 : 010-2439-7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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