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0차 창작콘테스트 응모작(시 부문)

by 낭만호박 posted Aug 0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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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한 어둠마저 사라지고
칠흑의 겨울 속에 남겨진
외로운  달님

 창가에 몰래와
우리의 사랑 훔쳐보네

새하얗던 너의 
어느새 붉게 물들고

한 조각 얼음으로 
밤하늘에 걸린 
뜨거운 숨소리에 녹아내리네

 그의 품안에 잠든 사이
너도 어느새 구름 속에 잠들었나보다

 

 

 


 - 십이월 -

어느새  끝자락

그리운  목소리 
  번만 들어볼  있다면
너를 보내줄  있겠다

그리운  손길 
  번만 잡아볼  있다면
너를 보내줄  있겠다

그리운  미소 
  번만 바라볼  있다면
너를 보내줄  있겠다

 겨울을 견뎌낼  있겠다

 




- 긍정에 반하다 -

거칠고 묵직한 바윗돌 마음
매끈하고 가벼운 몽돌 되었고

절망의 가시덤불 시퍼런 칼날 
붉다못해 뜨거운 희망꽃 피었다

얼기설기 미로  갈길 잃은 눈동자
 방향 찾고는 해맑게 웃었고

불평 불만 달고 살던 세치 혀도
감사와 사랑의 언어로 춤을 춘다

모두가 
긍정에게 넘어갔다

 




- 여름 새벽 -

8월로 접어든 오전 다섯 시
어둠의 꼬리마저 슬그머니 도망가고
창 너머 낙동강 다리 삼켰던 해무 옅어지니
짙푸른 산등성이 기나긴 실루엣을 벗는다

밤새 입 다문 꽃들 향기로운 하품 내뱉고
제 몸에 묻은 이슬방울로 오물오물 양치한다
침묵에 들었던 새들도 잠긴 목 푼다고 
나무와 하늘을 들락날락 날개짓 바빠졌다

회색빛 걷어간 파르스름한 하늘 
숨막힐 듯 무겁던 공기대신 청량한 내음
또 하루를 말갛게 준비해 놓고
여름 새벽은 조용히 떠나갔다

이제 곧 뜨거운 날 
떠들썩하게 시작될 것이다






- 또 하루 - 

아침에 눈을 뜨면
한결 가벼워진 뇌의 무게
그리고 깨끗이 비워진 마음과
마주하게 된다

하루 동안 쌓아두었던
부질없는 번뇌의 찌꺼기들이
밤 사이 잠 속에 스며 
그 흔적을 감췄나보다

되풀이되는 또 하루가 된들
이젠 괜찮다 어느새 
무거워지고 더러워지더라도
또 비워내고 다시 가벼워질테니까


응모자: 이선주

이메일: happysj@naver.com

연락처: 010-269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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