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하나
저 서쪽의 산너울을 타고
뉘엇뉘엇 햇님이 넘어간다
무엇이 급한지
무엇이 바쁜지
그는 넘어간다
이윽고 햇님이 사라진 세상엔
어둠만이 자리잡고,
오늘따라 유독 달님도 숨어서
세상을 어둡게 한다
나는 그 어둔 밤길을 걸어간다
여기서 나는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아름답던 꽃들도, 푸른 바다도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어둠이 나의 마음에 가득해질때,
머리위를 보니 별 하나가 반짝인다
어두웠다, 괴로웠다
그러나 그 별은 나에게 빛을 보였다
그 별은 나를 위해 비추고 있다
그 빛이 위안이 된걸까
길이 보이고 어둠이 사라져간다.
단 하나의 별이 길을 보여준다.
언젠가 다시 이 어둠이 나의 마음에 올 때
언젠가 달님도 숨은 밤이 올 때
저 별은 다시금 나를 위해 비취겠지
나무의 꿈
드 넓은 대지위에
작은 나무하나가 솟아오른다
다른 누구보다 작고 초라한
그 작은 나무하나에겐
그 누구보다 큰 꿈이 솟아오른다
' 언젠가 나도 큰 나무가 되어
모두가 쉴 수 있게 하는 나무가 되고싶다'
나무는 꿈을 안고 자라난다.
비바람이 불어도, 햇님이 사라져도
폭풍이 불고, 홀로 남겨진다 해도
나무는 꿈을 안고 자라난다.
새들이 날아와 비웃어도
벌레들이 와서 자신의 꿈을 갉아 먹어도
큰 나무들이 앞길을 막아서도
나무는 꿈을 안고 자라난다
그렇게 나무는 큰 나무가 되어
비웃던 새들이 와서 쉬고
벌레들이 와서 자신을 사랑하고
다른 나무들이 모두가 존경하는
작은 나무는 큰 나무가 되었다
매미의 연주
매-앰 매-앰
더운 여름철 시끄러운 소리
매미의 노래가 들려온다
사람들은 시끄럽다고 해도
사람들은 짜증난다 해도
난 이 매미의 연주가 좋다
한 평생 땅에 살다가
드디어 나온 세상이 얼마나 기쁜가
한 평생 어둠속에 있다
드디어 본 빛이 얼마나 황홀한가
그들의 연주에는
기쁨과 즐거움과 감사와 행복이 존재한다
하지만 때론 서글퍼지는 연주가 있다
이제 얼마남지 않는 매미의 연주
그는 힘을다해 연주한다
단 몇일 밖에 않되는
자신의 땅 밖에 생활에서
누군가 자신을 기억해 주시 바라며
그는 열심히 연주한다
아, 아름답고도 서글픈 연주의 소리
매미는 오늘도 연주한다.
행복을 누군가 기억해주시를
소소한 소망을 가지며 연주한다
선 하나
선 하나에서 쓰는 세상
작가의 세상
선 하나에서 그리는 세상
화가의 세상
선 하나에서 연주하는 세상
연주가의 세상
선 하나에서 느끼는 세상
나의 세상
선 하나에서 시작된 하루
어느새 뒤죽박죽
그런 세상에서 유일하게 곧는 선하나
당신을 향한 선 하나
그런 당신이 그리워지고
당신이 사랑스럽고
당신께 나아가고픈
선 하나에서 시작된
나의 하루
빗 속
주륵 주륵
예상치 못한 비
갑자기 쏟아지니
차마 나가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른다
모두가 건물안에서 비를 피한다
누구는 우산을 가지러 가고
누구는 뛰어간다
비가 오면 당연스럽게 하는 행동
항상 똑같은 습관
변하지 않는 생활
빗 속에 손을 내밀어 보니
촉촉하고 시원하며 따뜻한
그 비는 나의 손을 감싸고 흐른다
그제야 알게 된 나의 나날
당연스럽게 하는 행동
항상 똑같은 습관
변하지 않는 생활
마치 비를 맞으면 고장날거 같은
하나의 로봇의 인생
빗속으로 한 발짝 나아가
비를 맞는다.
다들 이상히 쳐다보아도 나는
그 빗 속에 가만히 있는다
시원하다, 따뜻하다
그제서야 나는 내가 사람임을 느낀다
나를 알려준 이 빗속에서
나는 행복을 느낀다
조용히 빗속을 걸으며
나는 나를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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