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1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

by 바위섬 posted Sep 16, 201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바람/이태열

 

하늘 아래

층층이 쌓여 있는 구름

위아래 서열도 격이 있네

 

지나거든 양보하고

횡하면 그때서 갈 길 가누나

순간의 섭리인가

 

청명한 하늘에

구름 가득 그려놓고

높새바람 하늬바람 샛바람

어느 바람 따라갈까

 

흩어졌다 모였다

제멋대로 나 없었으면

네가 바람인 줄 누가 알았겠노






여행/이태열

 

냉장고에 바퀴 달고

집을 나왔다

 

어디로 갈까

인생 한 바퀴 돌고 오자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텅 비워있는 길도 달려보고

해솔길도 걸으며

달콤한 맛을 느껴보는 거야

 

밤이 되면

별들과 차 한잔 나누며

인생 경험담도 들어보고

 

가을 단풍

겨울 상고대 만나면 옆에 싣고

봄이 올 때까지 달려 보는 거지

 

 

 

추석/이태열

 

휘파람 놀던 마당은

낯선 차들이 폼 잡고

빈집에 웃음꽃이 활짝 폈네

 

살아 있는 사람과

조상님들

만나는 시간이다

 

붓글씨로 이름 새겨놓고

촛불 밝혀 향을 피우면

차려놓은 음식을 드신다

 

손꼽아 기다리셨을 텐데

자나 깨나 자식 걱정

부모 되어보니 알겠더라

 

 

 

 

고양이/이태열

 

민첩하고 날렵해서

하늘을 나는 새도

쉬어가는 곳은 긴장하라

 

귀가 쫑긋하면

움직이는 생명체들 살얼음

발톱을 세우고 이빨을 드러내면

때는 이미 늦으리

 

야생은 실화다

대충이나 설마가 무엇이던가

보이지 않는 생명체일지라도

생존을 위한 몸부림

 

고양이 없는

시골 생활은 쥐 라기 공원

대낮에도 여유를 누려라

그놈이 나타나기 전까지

 

 

      

야생화/이태열


나를 만나기 위해
비 맞으며 기다렸을까
빨려 들어갈 듯


너무 아름다워
가던 길 멈추고
발목이 얼어붙었소


자연이 만든 예술작품
내가 너에게 독이 될까
황홀함만 흠모하다


향기는 품고
모습만 담아 가오
아마도 내 품 속에서
영원히 지지 않으리라

 


Articles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