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1차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응모

by CIJi posted Sep 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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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뒷좌석에서 누군가 소리친다

버스 기사는 반응이 없다

무슨 일이 있겠거니

하곤 다시 눈을 감는다

 

눈을 떠보니 어느샌가

내 옆 사람도 소리치고 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앞을 바라본다

고요한 앞과 달리 뒤는

무척이나 시끄럽다

나도 덩달아 소리친다

 

버스 창문을 통해 하늘을 본다

하늘은 누렇다

창문이 누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이렇게 소리쳐도

앞좌석은 결코

뒤돌아 보지 않는다

뒷좌석은 목에서

쇳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앞좌석은 버스 기사만 묵묵히

바라보고 있다

버스는 앞을 향해

잘 나아가고 있다

-


새로운


누런 하늘을 향해

푸른 칠을 하던 젊은이들

온데간데없고

구정물만 남아

내 발목을 적시네


어느덧 그것은

턱 끝까지 올라

늘 입 뒤에 숨어있던

새로운을 내뱉고는

그 속에서 익사해

구정물이 되었네

-


눈물


다른 이의 슬픔에

눈물짓는 이가 부럽다


나는 언제부터

남을 위해 울지 못하게 되었는가


남을 위해 우는 이를 보고 나는

무슨 생각을 하였는가


솟구치는 감정을 견디지 못하고

흐르는 눈물을 닦는 이 앞에서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내가

-


행복


당신이 살 내일이 나는 부럽지 않다

내일을 살 용기가 없어서

오늘 죽을 용기를 낸다

내 삶에 한순간도 행복이 없었으니

불행으로 이 삶을 마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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