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고도
아무도 바라보지 않는 곳에
조용히 피었습니다.
눈길조차 닿지 않는 곳에서
내 사랑은 참 오래도 피어있었습니다.
시들고도 마르고도
흩어 사라지지 못함은, 애써
나 여기 있었노라는
흔적이라도 전하고 싶었나 봅니다.
이별후에
외롭지 않은 듯 늘 외로웠고,
혼자가 아닌 듯 늘 혼자였던 너는,
여전히 사람이.. 대화가 그리운 듯 했다.
외롭지 않은 듯 늘 외로웠고,
혼자가 아닌 듯 늘 혼자였던 나는,
여전히 그대가, 그 대화가 그리운가 보다.
애잔한 순간
많이 사랑했습니다. 동시에,
무섭도록 빠져드는 나에게
나는 겁을 먹었습니다.
아플까봐 무서웠고,
바보가 되는 게 무서웠는데.
지나고 보니
그래서 진짜 바보였습니다.
멀리 흘러와
나를 보고 있는 지금, 이 애잔한 순간.
이름 : 진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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