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차 창작콘테스트 응모 시부문 - 가득찬 외 1편

by 나도나 posted Nov 2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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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득 찬


가득 찬

오줌보를 꾹 꾹 눌러참으며

새차게 내리는

비 속을

다 젖은 신발로

내리 걸을 때의

희열과도 같은 오르가즘을

그 어떤 것과 비교하겠는지

 

당장이라도

걸어가던 길을 멈추고

걸친 실오라기를

벗어던져

엉덩이를 펑퍼짐하게 내리고픈

욕구를

무엇으로 그리 틀어막고 있는지

 

내 맘을

전혀 모르는 듯

비는 더욱 무서운 기세로 내리고

나의 발은 젖어 오고 있다.

 

인간에서 동물로

터져 나오는 그 야생성을

입고 있던 옷으로 간신히 틀어막아 본다.


2. 부름


떨어질 수 있는 것들과

떨어진 것들이

누군가의 부름을 받고

한 곳을 향해 불었다.

 

난 그 중간에

서있었다.

 

부름을 받고

갈 수 있는 것들을 보며

 

나는

허락받지 못했다.

 

각종 욕심과

각종 미련과

각종 거짓말과

각종 음, 악이

육체에 덕지덕지 붙어서

내리 끌었다.

 

벚꽃잎이 바람에 날려

한 곳으로 불어가는 걸 보며

땅에 떨어진 것들이

벚꽃잎 방향으로 가는 걸 보며

 

나는 생각했다.

나는 과연 무엇 때문에

그들을 따라가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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