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2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공모- 파랑새 외 4편

by 요시 posted Dec 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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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옅은 하늘색

너를 처음 봤을 때

네가 가진 색이었다

잔잔한 파랑이 다가와

무지갯빛 물보라를 일으켰다

너만의 색이 있음에도

더 많은 색을 더하기 위해

옅어지고

옅어지고


옅어져서

이 좁은 공간에 들어온 것 같았다


가끔은 나를 타고 놀았고

가끔은 얼굴을 보기도 힘들었다

가끔은 나에게 말을 걸었고

가끔은 나를 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결국

나를 찾아왔을 때 넌

더이상 옅은 하늘색이 아니었다

여전히 밝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힘겹게

조심스럽게

벗은 그

가벼운 깃털 속


잿빛

하늘빛은 온데간데없이

짙은 보랏빛 먹구름이었다


모두가 매달려 있는

잡으려 안간힘을 쓰는 풍선이 아닌

아무도 잡지 않은 풍선을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넌 내게 말해줬다

그 풍선을 잡을 거라고

잡고 나-갈 거라고


목소리만 들었어도 알 수 있었다

너의 파랑이 돌아왔음을

생기있는 파랑이 다시 일었음을

굳이 깃털 옷을 입지 않아도 

날 수 있게 됐음을

이전의 너를 조금 되찾았음을


내가 아는 너는 

분명

그 풍선을 다시 띄울 것이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부족한 바람을 넣고

힘겹게 너를 붙잡던 것들을 버리고

날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난 바란다

나도 너처럼 날 수 있기를



윤동주


뭐가 그렇게 부끄러웠을까

-뭐가 그렇게 당당한가

뭐가 그렇게 힘들었을까

-뭐가 그렇게 힘들다는 걸까


세상이 그를 힘들게 했던가

-환경을 탓했던가

아니면 그가 스스로를 힘들게 했던가

-자책을 했던가


그의 이상을 이제서야 안 내가

그를 동경하는 것은 내게

노을이 지고 어둠이 내려앉듯

무거운 검은 얼룩을 준다.

만년필 잉크처럼 검은 글씨처럼 밤하늘처럼

알 수 없는 깊이를 자아낸다.


부끄러운 것 하나 모른 채 살던 내가

이제서야 부끄러움을 느끼는구나


무지에 대한 부끄러움을

만사태평에 대한 부끄러움을 


무엇을 그리도 꿈꿨을까

-무엇을 꿈꿔야 할까

무엇을 그리도 원했을까

-무엇을 원하는 걸까

힘들다 힘들다 하는 세상에서

-그리도 좋다는 세상에서

무엇을 그리도 꿈꿨을까

-무엇을 그리도 쫓았을까


더 나은 세상임에도 못한 내가

오히려 더 나은 그가

고개 숙이는 법을 알려주는구나



버스 안에서


저기 있는 저 불빛들은

누구의 길을 밝혀주는 걸까요.

누가 그렇게 바쁘길래

아직까지도 집에 가지 못한 걸까요.


저 불빛들은 그들만의 것이지만

나를 밝혀주는 이 불빛은

나를 데려다주는 이 버스는

나만의 것이 아닙니다.


나는 무소유를 실천하지 못해

나의 방에서

나의 은은한 불빛은 켜놓고

나의 침대에 

아늑하게 누워있고 싶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차가 한참 동안 밀리고 있습니다.


난 언제쯤 도착할 수 있을까요



일상


세상은 이렇게나 넓은데

내가 매일 보는 것은 좁습니다


밤하늘은 이렇게나 넓고 깊은데

내게 허락된 밤하늘은

유리창에 내 모습이 비친 네모뿐 입니다


도시의 밤은 이렇게 시끄러운데

나의 밤은 귀뚜라미 소리, 개구리 소리


나의 일상이던 별과 달은

더이상 일상이 아니게 되었고 

나를 울렁거리게 합니다


그 울렁거림은

눈물을 만들지도

미소를 만들지도

않았지만


하나 분명한 것은

난 여전히 그 날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저 빛은 과거의 빛

한 편의 영화를 보듯

과거의 빛이 여행해와

비칩니다


지금도 있는지

잘 있는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지금 출발해도

내가 도착했을 때는

당신의 빛도 와있을 겁니다


닿을 수 없는 그 빛이

어느 순간 보이지 않으면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뒤늦게서야 그저 슬퍼할 것입니다



홍성민, sungmin3121@naver.com, 010-9773-6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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