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2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공모 - 사계절 중 가을속에서 외 4편

by 전작가 posted Dec 0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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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중 가을속에서


흩날리는 가을 바람아

구슬픈 마음을 헤아릴 줄 알거든 내게 불어다오.

떨어지는 가을 낙엽아

바람 타고 물 따라 건너건너 내게 소식을 전해주오.

깊어지는 가을 눈물아

임을 사랑한 마음을 담아 흘려보오.

알싸한 가을 공기에 코끝이 시려오네.

가을아 가을아

그리움을 고이 담아 임에게 보내오.

가을속에서 머물러 임을 기다리오.



물감


내가 너에게 섞이기를 결심했을 때,

네가 나에게 섞이기를 결심했을 때

 

비로소 된 하나

 

본연의 색을 포기하고

새로운 색을 만들어가는 과정

 

너와 함께 라면 괜찮다


이로써 된 하나



겨울 입김


툭 내뱉을 수 있는 계절

툭 내뱉은 겨울 공기

 

후 내뱉은 입김인 척

후 내뱉은 한숨

 

하얀 입김으로 위장한 짧은 외마디

 

금세 사라져 버리는 나의 목소리



초콜릿


, 달다.

 

달아서 먹지 못한 한 조각

 

너무 달아서 먹고 싶은 한 조각

 

이런 날, 저런 날

 

기분에 따른 맛



낭떠러지

 

끝자락에 걸터앉아 과오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시오.

 

방자한 자는 바지를 털고 일어나 걸어온 길을 되돌아가며

스스로 왜 여기에 있는지를 의아하는 자세를 취한다.

 

선량한 자는 일어나 위태위태하게 발을 낭떠러지에 끝에 대고 망설이며

가슴에 안은 슬픔을 가지고 발을 내디딜 자세를 취한다.

 

스스로를 심판대에 세워 심사하는 선량한 자에게 전한다.

 

선량한 자여 내 말에 귀를 기울여 들으시오.

 

그대여, 스스로를 내몰지 마오.

그대는 잘못을 구하는 낮은 자세일 때부터 용서를 받았다오.

부디, 끝자락에서 덤덤히 되돌아가시오.

 

그대는 자신이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오.



전예린 / E-mail: zznangzz@naver.com / 010-2426-1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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