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2차 창작콘테스트 시부문 공모- 겨울 외 2편

by 물만난물고기 posted Dec 0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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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겨울 (동시)

 

책에서 본 겨울은

새파란 잎도, 붉은 단풍들도 사라진 나무에

쌩쌩 부는 바람과

그 바람에 오들오들 떠는 동물들뿐이었는데

 

제가 살아본 겨울은

학원가는 길에 파는 따뜻한 붕어빵과

그 붕어빵을 한 개 더 넣어주는 아주머니

 

혹시나 식을까 조마조마하며

캔 커피 두 개를 주머니에 넣고 오는 대학생 형아

 

혹시나 추울까 안절부절하며

목도리, 장갑, 귀마개 꽁꽁 싸매주는 엄마

 

감기 조심하라는 선생님의 말 한마디 까지

따뜻한 것들 투성이입니다.

 

겨울은 춥기 만한 계절은 아닌가 봐요.



 

2.우체부

 

어머니 보고 싶은 마음

꾹꾹 눌러 담은 편지

군대 간 앞집 청년이 쓴 것이고

 

좋아해, 보고싶어

글로만 끄적인

우표가 붙지 않은 편지

윗 집 소년이 쓴 것이고

 

조각난 색종이와

삐뚤빼뚤한 글씨

어제 사탕 사준 꼬마가 쓴 것이고

 

투박한 글씨와 손때 묻은 편지지

보내지 않는,

아니 보낼 수 없는 편지

늘 사랑을 담아 인사 해주시는

아래층 할머니가 쓰신 것입니다.

 

이 모든 감사한 마음들을

소중히 전달하겠습니다.



3.한 숨

 

모두들 바삐 움직일 때

한 숨 쉬었다 가세요.

 

광할한 가을 하늘도 보시고

그 속에서 강아지 구름도 찾아보시고

 

아무도 몰래 혼자 여행도 떠나보시고

그 속에서 새로운 인연 만나보시고

 

모두들 바삐 움직일 때

한 숨 쉬었다 가세요.

 

시원한 밤공기 숨이 찰 때까지 들이마셔 보시고

맑은 밤하늘에 빛나는 별 몇 개 인지 세어보시고

 

오늘 하루 있었던 일 돌아보시고

문득 생각난 친구에게 연락해보시고

 

그래도, 그래도

한숨 푹푹 쉬어지는 하루에는

내게 기대었다 가세요.

 


 

이름:김영은

이메일: duddmsdk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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