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이른 아침 학교가는 딸아이 밥 챙겨주고
나른한 몸을 다시 뉘어본다
아 얼마만인가 이 여유로움
꿈만 꾸었던 여유가
내 몸에 아픔이 되어 다가와서야 이루어졌다
눈이 감긴다 생각해 본다
잠시 꿈나라로 여행을 하고 일어나
커피를 마시고
수고하고 힘들어서 상처가 난
내 몸을 위해 운동을 하고
십년만의 휴식에 감사한다
조금 더
조금만 더를 외치며 살아왔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힘내자
조금만 더 벌어보자
조금만 더 욕심 내보자
끝이 없네
조금만 더는
만족함이 없네
‘조금만 더’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또
조금 더를 외치고 있네
내 안의 외침
살고 싶다 외친다
살고 싶다
살고 싶다
내 안의 고통이
삼키려 할 때마다
외친다
살고 싶다고
모두의 것
오랜만의 산책길에서 만났다
눈부신 햇살과
잔잔한 호수와
수줍은 듯
살랑거리는 나뭇잎
볼 수 있어서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한 삶
이 삶이 누구의 것이 아니고
모두의 것이 되어라
모두의 설렘이 되어라
뻗친 칫솔
아침마다 보는 칫솔
일부분이 비스듬히 뻗친 것을
알게 된 지 꽤 되었음에도
지금까지 바꾸지 못한 칫솔
아침에 양치를 하며
세수를 하며
거울을 보면
마치 내 칫솔 마냥
뻗쳐 있는 내 머리
시간이 없어 바꾸지 못한
칫솔처럼
내 머리도
시간이 없어 물만 급히 묻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