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3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공모_ 휴식 외 4편

by 콩새 posted Jan 11, 202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휴식

이른 아침 학교가는 딸아이 밥 챙겨주고 

나른한 몸을 다시 뉘어본다

아 얼마만인가 이 여유로움


꿈만 꾸었던 여유가 

내 몸에 아픔이 되어 다가와서야 이루어졌다

눈이 감긴다 생각해 본다


잠시 꿈나라로 여행을 하고 일어나

커피를 마시고

수고하고 힘들어서 상처가 난

내 몸을 위해 운동을 하고

십년만의 휴식에 감사한다



조금 더


조금만 더를 외치며 살아왔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힘내자

조금만 더 벌어보자

조금만 더 욕심 내보자


끝이 없네

조금만 더는

만족함이 없네

‘조금만 더’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또

조금 더를 외치고 있네



내 안의 외침


살고 싶다 외친다

살고 싶다

살고 싶다


내 안의 고통이

삼키려 할 때마다

외친다


살고 싶다고



모두의 것


오랜만의 산책길에서 만났다

눈부신 햇살과

잔잔한 호수와

수줍은 듯

살랑거리는 나뭇잎


볼 수 있어서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한 삶


이 삶이 누구의 것이 아니고

모두의 것이 되어라

모두의 설렘이 되어라



뻗친 칫솔



아침마다 보는 칫솔


일부분이 비스듬히 뻗친 것을


알게 된 지 꽤 되었음에도


지금까지 바꾸지 못한 칫솔



아침에 양치를 하며


세수를 하며


거울을 보면


마치 내 칫솔 마냥


뻗쳐 있는 내 머리



시간이 없어 바꾸지 못한


칫솔처럼


내 머리도


시간이 없어 물만 급히 묻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