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名
이름없는 슬픔이 밀물처럼 차오른다.
묵묵한 날들이 가면 썰물처럼 밀려간다.
파도가 부셔지면
부셔지는 소리마다 너는 부풀어오르고
또 가라앉고 어느새 너는 봄보름마냥 차오르겠지.
안정되기 위해 불안정한 無明의 날들은
無名의 使命
누군가를 밝혀주는 名이 아닌
命으로 너를 明하고 滅하라
그 것의 너의 使命이자 死命
달과 나의 상관관계
달빛이 흐드러지는 날엔
괜시리 자기모멸에 빠지게 됩니다.
달을 보아하니 모난데 없이 둥그런 것이
꼭 나의 조각과는 맞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모난 생각, 모난 돌에 정 맞듯
제 자신이 꼭 구름에 가려진 달 같습니다.
지금은 나를 멸시하지만 구름이 개고나면
둥그런 달처럼 세상을 비추는 빛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보름달이 아닌 달과 제 조각은 또 어떨까요.
모든 달이 둥글지 않듯이
나는 언제나 둥그렇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달의 삭망월처럼 시시때때로 변하는 제 마음도
자연의 섭리로 여겨버립시다.
그래서 자기모멸에서 빠져나와
온전히 나를 위할 수 있습니다.
무엇을 위해 입을 막는가
우는 자리 가득한 애달픈 숲에서
우린 나무를 볼 수 있을까.
감정이 억압되는 고요한 세상 속에서
조용하지만 알짜배기인 거친 탁류를
응당 틀리게만 보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린 어쩌면 잡초를 여리게만 보는 것이 아닐까.
단단한 아스팔트 속에서 피어나오는 용맹함을
누군가 지탄하는 것이 아닐까.
‘침묵’
그 것은 침묵이 아니다.
피가 짓이겨진 강박이다.
한 그루의 나무를 위해서는
새 시대의 해돋이가 필요하다.
그 나무들은 응당 숲이 될 것이다.
성명: 김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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