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공모_ 밤거리외 4편

by 바람의지뒤 posted Feb 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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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거리

윤지용


아픔이 나를 잠 못들게 해
약국에서 약을 들이키고
무작정 걷는다
편안한 침대에 눕는게 싫어
비오는 거리를 돌아다닌다

어릴적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처럼
비틀거리는 발걸음에 검은 붓을 달고
이리저리 색칠을 해본다
진하고 유혹적인 향기를
여기저기 그려본다

사람들은 어둠속에서 사랑을 한다
밤의 거리는 비밀의 사랑을 하기에
알맞는 색을 가졌기에
그들의 사랑을 나누기에 적당하기에

홀로 비틀거리는 붓은
모든 아픔이 가득히 넘치는
바닷가에서 멈춘다
더이상 칠할 이유가 없기에
검은 붓을 바다위로 던진다

그리고 다시 밤의 거리속으로 들어간다
밤을 지워가기 위해
아픔에 괴롭히던 밤을 죽이기 위해
하얀 붓을 들고 밤거리를 돌아 다닌다



바람이 분다

윤지용


바람이 분다
계절의 끝자락에서
낙엽의 모서리에서

바람이 분다
무뎌진 옷깃사이로
시린 가슴구멍으로

하늘도 흔들려
바람에 나무도 흔들려
마음도 이유없이 그냥 흔들려

바람이 분다
언제나 그랬듯이
세월의 흐름은 정직하고
긴 그림자는 점점 짧아져가고

바람이 분다

옛바람은 북쪽넘어 사라지고

새로운 바람이
비어버린 마음에
매화꽃 날려준다



이름에게

윤지용

길고 긴 시간들 속에서
수없이 쓰여지고 지워지는 너
밤이면 외로이 텅빈 책상에 남아
아침이 오길 기다린 너
나의 걸음앞에 너는 항상 앞자리였지
모진 비바람 속에서도 너는 웃으며 
나를 힘껏 이끌어 주었어

이젠 너의 이름을 찾아줄게
외로이 지내온 너의 삶속에
사랑을 펼쳐 놓아줄게
남몰래 흐르는 아픔을 씻어주고
하얀 새옷으로 너에게 입혀줄게

이젠 네 이름을 불러줄게
푸르른 나뭇가지와
예쁜 꽃송이 위
맑은 시냇물위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네 이름을 선물해 줄게. 


너라는 바람


          윤지용

바람이 분다
너의 향기가 분다
네 몸에 뿌려진 고운 향수
긴머릿결 뒤로 흩어지는
너의 냄새를 놓칠까 염려하여
내 가슴에 안아본다

사랑은 신기루 같은것
잡았다 생각하면
저만치 흩어져 버리는
너라는 나의 미래여
내마음속에 영원히 가둬두길
오늘도
바람을 안아본다



벚꽃 피는 어느 봄날에


              윤지용


바람이 붑니다
산능선 위에서
따스한 봄을 입고
벚꽃위에 살포시 않습니다
살랑살랑 거리는 바람결에
벚꽃잎이 흩날리며 좋아합니다

흩날리는 벚꽃잎 따라
나도 날아가 봅니다
빨갛게 핀 고운 동백도
하얗게 수줍게 고개숙인 목련도
나와 함께 웃으며 먼 곳으로 떠나가 봅니다

벚꽃향이 좋습니다
한걸음마다 뿌려진 꽃길이
나를 꽃밭에 눕게합니다
그대가 있었을까요
미소짓게 만드는 화려한
꽃무등이 내 맘을 설레이게 합니다

벌이 달려와
벚꽃향을 담아가기에 바삐 움직입니다
나도 그대에게 달려가
한아름 그대를 안아봅니다

아름다운 벚꽃이 휘날리는
봄의 어느날에


응모자: 윤지용

이메일: yuncs1004@daum.net

연락처: 010 256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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