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4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공모 <끝 외 4편>

by zero posted Mar 17, 202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끝

얼음장 같아져 가는

너의 차가운 몸을 어루만지며


말라 비틀어져서

더 이상 흐르지 않는 눈물을 훔치고


너의 얼굴을 비추는

숨 막히게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본다.


희망의 끝이다.






진 꽃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져버린 꽃은

오직 한 송이 뿐이다.


대수롭지 않게 지나쳐버린

나는

끝끝내 후회를 맞이했다.


병이 옮 듯

꽃 또한 뒤따라 고개를 숙인다.


색을 잃어가는

아름다웠던 꽃밭


나는 이를 조용히 가슴에 묻는다.




순간

저 멀리 보이는 그대 모습에

내 어찌 아니 웃을 수 있을까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오늘은 어떤 표정으로 바라볼까


세상은 멈추고

오직 그대만이 내 머릿속에 들어선다.


내 사랑은

그대만을 향하며

그리 살아간다.




겨울



창밖에 나리는 눈꽃은

손에 닿으면 사라져 버릴 듯

가벼이 흩날리고


뼛속까지 달리는 추위는

마음까지 얼릴 듯

무겁게 나를 짓누른다.


아프도록 시린

아득한 겨울은

어둠 속에서도 그 자태를 자아낸다.




밤

언젠가 한 번 눈에 담아봤던

자색 수국의 호수


그 호수에 빠져

허리까지 오는 수국을 어루만지며 서있는

영롱한 너


눈부신 그 광경을

과연 내가 잊을 수 있을까


잊지 못했기에

나는 지금 눈앞의 풍경에서 그 광경을 떠올린다.


겨울이 된 지금

수국의 호수는 모습을 감추고

눈앞에는 그 호수와 닮은 밤바다가 비치고 있다.


잔잔히 일고 있는 밤바다는

자색의 물감을 섞은 듯

붉은 빛을 띠며 흐른다.


추운 겨울에 걸맞게

까만 하늘에서는 흰 설탕가루가 내리고

바다와 맞닿는 순간

솜사탕처럼 녹아내린다.


너 없이 바라보는 밤바다는

터무니없이 아름답다.



-----

이름: 김수진


핸드폰: 010-5261-6263

이메일: anne.alice7109@gmail.com









Articles

84 85 86 87 88 89 90 91 92 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