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디찬 겨울이 가고 나서야 따스한 봄이 왔다.
내 봄이 오면 새로이 살겠노라 큰소리쳤건만,
내 삶에서 변하는 것은 실패의 원흉뿐이더라.
가녀린 겨울 가고 푸른 봄 녀석이 올 줄 알았다.
내 딴에는 봄이라 생각하고 활짝 열었건만,
이 세상엔 변한 것이 벚꽃뿐이더라.
좌절 속에서 그들의 삶을 엿보다가.
나는 그들 봐주는 이 하나 없는 것에
괜히 분했다.
봄내 물씬 나는 청춘들이, 이름 모를 역병에 못 견뎌
세상에 저 봐주는 이 없이 바닥에 내팽개쳐지는 것이
괜히 분했다.
이 안타깝고도 찬란히 핀 청춘들의 이름을 간직하려,
내 그들의 애환을 한 자 한 자 이 글에 적어 새기리랴
아직 피지 못한 청춘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