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潮汐
이종건
모든 것들이
모조리 쓸려서 나가고
다시 한번
깊숙이 스며들어오고
달을 바라보는
지구가 마치
침묵을 유지하듯
끊임없는 변화로
단 하나의
너의 사소함도
알아차리듯이
길고 긴 너와의
유일한 작용.
주물
이종건
뜨거운 쇳물에
자기자신을
달구어 내어
새빨개진 피부를
내놓았다.
또 다시
끓어오르는
열기를
담아내었다.
외부와 차단하며
품어내면
마지막엔
노력들이
제 모습을 유지하며
결정으로
남아있게 된다.
이슬
이종건
호흡을 다시
깊숙하게
가다듬었다.
새벽의 공기가
내 폐를 타고
시원하게
흘러 들어왔다.
밤 사이에는
사르르 내린
비로 세상이
물빛으로
물들어갔다.
똑 하고
잎 끝에서 떨어지는
방울을 바라본다.
만연하게 퍼지는
가슴 속 울림.
습관
이종건
모두에게는
자그마한 각자의
습관이 존재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몸에
배인 습관은
쉽게 지울 수도
바꿀 수도 없다.
익숙함에 젖어
나 자신을
나태하게 하고
있지는 않은 건가.
자신을 한 번
돌아볼 시기이다.
소유
이종건
어떠한 것을
소유해 본 적이 있는가.
책이던 시계이던
사소한 돌멩이일지라도
진정으로 너의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소유가 아니라
다른 이가 빌려주는 것
혹은 맡겨주는 것
아니었을까?
이치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라면
더 이상의
어떠한 것도 너에게는
허무하게 남아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름: 이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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