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4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공모 - 나의 별 외 18편

by 라임라 posted Apr 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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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살랑살랑

콧잔등을 간지럽힌 범인


 하늘하늘

꽃가루를 대신 옮긴 범인


 산들산들

불어오는 너의 이름, 바람

<범인>




2.

언제나 전 당신에게 그랬습니다.

보고 싶다고, 그립다고, 손을 잡고 싶다고

눈을 감으면, 그대 얼굴이

눈을 뜨면, 그대라는 생각이

언제나 전 당신에게 두근거렸습니다.

얼마나 보고팠는지, 얼마나 그리운지를

하고픈 거, 해보고 싶은 거 모두

발을 맞추며 길을 걷고

손을 잡으며 그댈 보고

언제나 전 당신에게 그랬습니다.

<랬습니다.>





3.

보름달이 떠오를 때쯤

나는 너에게로 찾아간다.


홀로 떨어진 낙엽처럼

이리저리 흩날리지 않게

 나는 너에게로 찾아간다.


스물넷의 시간 안에서

열두 여섯 시간을 찾으며

나는 너에게로 찾아간다.


성 한곳 없이 상처 투성인

나는 너에게로 찾아간다.

<너에게로>




4.

작은 동그라미 하나

그 밑에 큰 동그라미 하나

작은 동그라미에 두개의 돌

길쭉한 당근 하나

반달 모양의 나뭇잎

양쪽에 나뭇가지 두 개면

완성되는 어릴 적 눈사람

하얗고 하얀 몸매 뽐내며

꿋꿋하게 서있는 눈사람

처막 끝에 매달린 고드름이

작은 땀방울을 흘리며

사라질 때에 같이 기억될

나의 작디작은 상상과 추억

그건 나의 눈사람

<눈사람>





5.

숫자 하나가 더해질 때에

 나의 생각도 더해질까

 나의 꿈들이 더해질까

좀 더 자유로워지는 걸까


  숫자 하나가 늘어날 때에

나의 무게도 늘어질까

나의 감정도 늘어질까

좀 더 깊어지는 것들일까


머리에 하얀 꽃이 피고

얼굴에 패인 길이 생기면

그것들을 증명해줄까

숫자가 더해질 때쯤에

<더해질 때쯤에>




6.

내가 정말 사랑했던 너

이제서야 보내려는 나


사랑한다고

좋아한다고


늘 언제나 말했던 우리

실감 나지 않는 내 모습

혼자선 너무 힘들고

그대가 보고 싶어서

아무 말 없이 그대 품에

안기고 싶은 나

내가 정말 좋아했던 너

잊으려야 잊을 수가 없어


돌아오라고

보고 싶다고


다시 사랑하고싶다고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갔는지


찾고만 싶은 너

<이별 뒤 그리움>




7.

허황된 진실 속에

나 또한 거짓이 되고

퍼즐처럼 맞춰야

완성되는 나를 삼켜

누구도 접근 못하게

미로를 만들어 버린다

<거짓의 미로>




8.

그대여 오늘도 우셨나요

그대 눈에서 반짝이는 별이

시냇물처럼 떨어졌군요

속앓이 하던 그대 맘을 

내가 끌어안아주고 싶군요

고생했다 수고했다

토닥토닥

<반짝이는 그대의 눈>



9.

굳세어라 굳세어라

바람이 강하게 불어도


굳세어라 굳세어라

지진이 땅을 흔들어도


굳세어라 굳세어라

뿌리 깊은 나무처럼


갈대처럼 유연하게

굳세어라 굳세져라


강철보다 더 단단히

떠 있는 별들처럼


그렇게만 그렇게만

굳세어라 굳세져라

<나와 나의 다짐>




10.

첨벙첨벙

장난 많은 아이의 놀이

장화로 물을 튀기며

해맑게 웃는 얼굴

순진 난만한 모습에

저절로 지어지는 아빠 미소


첨벙첨벙

고사리 같은 손으로

물을 휘젓는다

그곳에 작은 동그러미가

둥글게 퍼져나가면

아이의 얼굴엔 웃음꽃이 핀다

<아이, 물장구>




11.

달팽이관을 흔든

너의 목소리가

자꾸만 재생된다

이상하다

달팽이관을 흔들었는데

왜 내 마음도 흔들리는 건지

웃음이 나고

즐겁고 좋다

나에게 무슨 짓을

한 거냐 너는

<이상한 증세>




12.

한낱 잡초라 해서 미안하다

네가 꽃피우기 위해

무수히 많은 노력을 했을 텐데

한낱 잡초라 해서 미안하다

너를 짓밟고 가버려서

 짓밟힘에 상처가 났을 텐데

강하게 일어서서 자란 네가

참으로 보기 좋구나

그러나 나는 네가

다 자라지 못하게 뽑아야겠구나

그래서 더 미안하구나

<잡초>




13.

너와 난 친군데

자꾸만 이성으로 느껴진다

네가 이성이라 그런가

그냥 내 마음이 아프다

섣불리 고백했다가

이도 저도 아닌 게 돼버리면

나는 홀로 남겨지니까

<친구와 연인 사이>




14.

어떤 하루는 지옥 같았는데

또 어떤 하루는 천국 같을 때가 있어

언제냐고

네가 없을 때와 있을 때

너와 있으면 지옥 같았던 하루도

아주 천국 같은 기분이 들고

아주 천국 같았던 하루도

네가 없으면 지옥 같더라

<천국과 지옥>



15.

아주 긴 편지를 적어

너의 책상 서랍에 둬

너 몰래 남몰래

두근거리는 내 심장 몰래

그러다 네가 읽게 되면

밤새 적었던 내용을 되새기며

좀 더 멋있게 적을 걸

좀 더 무드 있게 적을 걸

후회하면서도

긴장된 나를 봐

과연 무슨 말을 할까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하기도 한 너의 모습도

<고백>




16.

차가운 바람이 뜨거운 내 몸을 감싸 안고

흑과 백으로 변한 구름에서

가늘게 뻗은 물줄기를 쏟고

온몸에 눈물이 되어 흐를 때

스르륵 두 눈을 감으면

이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이

하나 둘 피어난다

그것을 어찌 막으리오

그것을 어찌 없애 리오

그래 그렇게 난 그곳으로 빠져든다

<비의 기억>




17.

나는 무수히 많은 별들 중에서 내별, 나만의 별을 찾아서 매일 밤 하늘을 바라봐

어쩔 땐 그 별이 나에게 떨어지기도 하고

파랗게 빛나기도 하며 내 길을 인도하는 별

그리고 나에게 웃음을 주는 별이라 늘 내 가슴속에 품었어

근데 그별이 사람으로 변해 나에게 보였나봐

밝게 빛나는 별이 웃음 주는 별이

그래서 그래서 난 너무 행복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나에게 희로애락을 주는 그런 존재라서

사랑해 나의 별 내가 원하고 원하던 나의 소망 같은 아름다운 별이라

늘 언제 어디서나 나를 향해 밝게 빛내주고 내 길을 인도해주길

내가 세월이 흘러 예전 같지 않는다 해도

당신을 사랑해 지금처럼.

<나의 별>






18.

기분이 우울할 때 마시는 초코우유

달다 하면서 차갑게 녹는 아이스크림

생각이 가득 찰 때 걷는 푸른 산책로

스르륵 눈이 감기는 라디오 음악소리

내 기분을 알아주듯 비추는 달빛

그렇게 그렇게

나를 토닥여 주는 것들

<위로가 되는 것들>





19.

영수증

너를 결제하고

나를 뽑아낸

영수증


종이가 바래지고

글씨가 희미 해질때 즈음

 다시금 꺼내본

영수증


너를 결제했고

나를 뽑아냈던

그 종이를

<영수증>


































이름: 하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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