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4회 창작콘테스트 시 부문 공모 - 모래시계 외 4편

by 방가 posted Apr 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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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시


쌓였던 모든것이
나도모르게 조금씩 빠져나간다. 
빠지면 안될것같은 것들도
빠져야만 하는것들까지도 

아둥바둥. 애지중지. 그거 아니면

큰일날것 같아도 시간이 지나면
다 빠져나간다.

소중했던 기억들. 아름다운 추억들
간직하고 싶은 순간들은 따로 꺼내어

한숨. 두숨. 세숨 호흡과 함께 스며든다. 

오늘도 작은 알갱이들이 쌓여

작은 모래성을 쌓을때쯤이면
바보같이 다시 뒤집어 놓는다.

빠져나갔던 것들 다시 채워나가도록
누가 주워가면 안될것들 간직하도록.  




꽃팔지와 수갑 

순수한. 순수했던 하루 
실수라고 하기엔 너무 지나친 잘못된 하루
정반대 하루하루에 대한 괴리감

가끔 생각이 난다
꽃팔찌를 차고 있는 손목
수갑을 차고 있는 손목

순간의 선택으로 두 갈래 길의
서있는 작은 존재.

교과서에 나와있는 답처럼 가야할 길은

정해져 있지만
걷다보면 왜 이길로 가는지 모르고 걷고 있다.

어제는 올바른 길
오늘은 벼랑끝 길
내일과 모레. 그리고 하루하루
어떤 길로 가야할지 물어봐야지




폭염의 두 얼굴

뿔뿔이 흩어져 숨막힐듯
힘든시간을 보내고
해가 떨어지면 하나 둘 모여들고
눈치없는 매미는 밤 12시 이 시간에도
짝을 찾아 울어댄다.


각자의 공간 속 자유를 즐기는 시간은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온도를 온몸으로 느끼며
약속한 듯 모두 거실 에어컨 앞으로 모여든다.

같은 공간 속 서로에게서 느껴지는
작지만 소소한 행복.

점점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각자의 문 하나 사이로 많은 시간을
공유하지 못한 핏줄관계지만 
어떻게보면 때론 폭염이 고맙기도 하다.







지하철

매일 아침 저마다의 인생살이를
마음 속에 품고 똑같은 곳으로
모여든다

밀물과 썰물처럼 들어왔다가
나갔다가하면서.

나도 저들과 같이 비빔밥처럼
오물조물 섞여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한다. 

온실속의 화초들은 누군가의
희생으로 밤새 축제열기로
넘쳐흐르고

추위와 싸우며 밤새 제 몸하나
건짐에 안도의 쉼을 내쉬며

간신히 남은 희망의 끈을 가슴에
숨기며 살고있는 나그네들

오묘하고도 어울림직한 모습에서
인생에 달콤함과 씁쓸함을 느낀다. 

오늘도 어김없이 이 얽히고 설킨
이 공간을 인간냄새 싣고 내달린다. 




한파경보 


저마다 입김불며 들어온다.
얼었던 손과 발!
글을 읽으며 녹아내리는 작업..

발걸음 소리. 기침소리. 모든 움직임들이
소극적으로 변하는..
마치 엄동설한의 모습과 닮았다.

편한 쇼파에 앉거나
정겨운 책상의자에 앉거나
자유롭게 책 속에 깊이 빠져든다.

우리.. 오늘만큼은
천국에 모여있는 것 같다. 






응모자 성명 : 안상원


이메일주소 : frehman15@naver.com

HP 연락처 : 010-9965-4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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